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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외국인이 경악하는 한국의 찌개문화

 

최근 외국인 집안에서 생활하다 보니 한국의 김치찌개, 된장찌개, 불고기 전골, 오리 전골, 안동찜닭, 감자탕, 부대찌개, 보쌈, 족발…… 등등 먹고 싶은 한국음식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6월쯤 1주일 정도 귀국일정이 있는데, 아마도 군대 100일휴가 나온 병사처럼 한국음식을 먹을 것 같네요.

 

한국은 다른 나라 음식에 비해서 찌개류 음식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요. 국의 경우에는 개인 그릇에 담아서 먹지만 찌개는 여러 사람이 함께 떠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김치찌개, 된장찌개 같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자주 하는 실수!


 

아직 인도네시아에 온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지 문화적인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에 한 가지가 음식을 떠 먹는 부분인데요. 인도네시아는 한 음식에 여러 사람의 숟가락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반찬을 담는 전용 숟가락이나, 포크를 꼭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끔식 저도 모르게 밥 먹던 숟가락으로 반찬을 퍼 담는 경우가 있어서 옆에서 아내가 눈치를 주곤 합니다. 어찌 한국에서 오랫동안 적응된 문화가 쉽게 바뀌겠습니까!

 

외국인들이 경악했던 한국의 찌개문화


 

예전 유학시절 같은 반에는 미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라오스, 필리핀, 한국(한국인만 5명) 이렇게 9개 국가의 친구들이 한 반에 모여서 수업을 하였습니다. 당시 제가 과대표여서(나이가 많다고 과대표 됐어요 ㅎㅎ) 반 모임이 있으면 항상 한국 식당에서 삼겹살 구워먹으면서 소주를 마셨던 기억납니다. 한국식당에서 과 모임을 하면 외국친구들은 절대 찌개에는 손을 대지 않습니다. 당시에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 사람들은 찌개를 여럿이서 함께 떠먹어서 한국음식을 싫어한다는 후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한 친구는 한국의 그런 음식 문화 때문에 비위가 상해서 한국식당 근처에도 안 간다고 합니다.

외국인 반 친구들과 함께 떠난 첫 MT(해외 소재 한국 TM촌)

 

인도네시아 처갓집 식구들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 인도네시아에서 약 15명의 가족 및 친척들이 방문을 하기로 하고, 저희 어머니께서는 집으로 모시겠다며, 식사를 준비 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외국인이라서 잘 모르겠는데 혹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없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당시 여자친구에게 물어보니 딱 한가지만 주의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바로! '각 반찬에 떠 담을 수 있는 숟가락 또는 젓가락 놓아두기' 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장남이시라 친척들 모임을 저희 집에서 항상 했기 때문에 수저 여유분이 많아서 다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한국 밑반찬 수가 장난이 아니잖아요~

 

 

자칼타가 하고 싶은 말!


 

한국에서 한 숟가락으로 떠 먹는 찌개문화는 이제 한 시대의 문화로만 남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솔직히 찌개뿐만 아니라 밑반찬들도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공유하는 문화가 이제는 변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각자 떠먹으면 정떨어진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위생적으로 봤을 때나 미관상으로 볼 때나 좋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 봤을 때도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자신이 먹고 싶은 양만큼만 자기 그릇에 덜어와서 먹기 때문에 남은 음식을 보관하기에도 편하고, 친구나 가족행사가 끝난 후 남은 음식들도 그대로 보관해서 먹어도 위생적으로 문제도 없습니다.

좋은 문화는 배우고, 안 좋은 문화는 개선해야 하는 것도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의 몫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