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암호화폐 투자자는 지난 2024년 7월 2,059만 명을 돌파 했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약 7.4%가 암호화폐를 투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가 BAPPEBTI(선물거래감독원) 담당자에게 들은 말로는 "인도네시아에 승인된 모든 거래소의 회원 수를 합한 수"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거래소인 인도닥스(Indodax)의 회원 수가 670만 명(2024년 7월 보도자료 기준)으로 볼 때, 선물거래감독원 직원이 한 말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보면 중복 회원들을 제외하면 약 500~600만명 정도가 실제 투자자 일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인도네시아는 한국처럼 트레블룰 같은 규제가 없기에 외국인도 여권만 가지고 쉽게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를 제외하면 실제 인도네시아 암호화폐 투자자 수는 현저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기준 인도네시아의 월간 거래 볼륨은 약 40조 루피아 정도다. 중복을 제외한 예상 실제 투자자 수인 약 600만 명을 나누면 1인당 월간 거래 볼륨은 약 666만 루피아로 (원화 약 577,000원) 수준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약 2년간 코인원 인도네시아 운영 총괄이사를 맡은 적이 있다. 당시만해도 인도닥스의 회원 수가 200만명이 넘어가면서 인도네시아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 인도닥스의 회원 수는 3배인 600만명 정도로 성장하는 것에 그쳤으며, 거래 볼륨도 크게 늘어나지는 못 했다.
가장 큰 원인은 이슬람 문화와 정부 규제
인도네시아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없는 배경에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이슬람문화이며, 그리고 두 번째는 정부의 규제다. 사실상 정부의 규제는 불확실성을 종식시켜 주면서 합법적이고 더 안전하게 거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은 맞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87%가 이슬람 종교를 믿고 있다. 이슬람교에는 헌법보다 더 저 중요시 여기는 율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율법에는 도박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슬람에서 이자는 "리바(Riba)"라고 부르며, 의미는 "부당한 이득, 과도한 이익"을 의미하고 있다.
꾸란 2장 275절에는 "리바를 취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일어날 때, 마치 사탄에게 취한 것처럼 일어날 것이다... 알라께서는 거래는 허락하시되, 리바는 금지하셨다." 라는 내용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이유로 인도네시아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식투자, 코인투자 같은 투자를 하지 않으며, 심지어 은행도 일반 은행과 같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샤리아(Syaria)은행을 이용한다.
회사에서 한 직원에게 미래를 위해 어릴 때 부터 주식투자를 공부해야 한다는 조언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직원은 자기는 이슬람교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를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본인은 금(현물)을 사고 있다고 한다. 물건 사고파는 거래를 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두 번째 정부 규제
사실 제목에 나온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부분이 이 정부규제에 있다. 인도네시아는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빠르게 편입한 몇 안 되는 나라다. 코인원 인도네시아 역시 인도네시아의 정부 규제로 인해 사업을 철수했다. 물론 부실한 사업 성과에 대한 문제도 컷다.
인도네시아에서 루피아(IDR)페어의 암호화폐를 거래하려면 거래당 0.21%의 세금이 부과된다.
매수 시 : 0.11% VAT(부가세)
매도 시 : 0.1% PPh(소득세)
여기서 거래소 사업자들이 추가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거래당 약 0.3~4%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 외에 다른 양도소득세는 없다. 보통 증권사들이 정부세금 + 증권사 수익으로 수수료를 거래당 약 0.4%가 발생한다. 어떻게 보면 주식거래 수수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거래소는 루피아(피앗) <> 암호화폐(블록체인) 게이트웨이
인도네시아 거래소 수수료가 높다보니 인도네시아 거래소는 루피아를 USDT로 바꾸기 위한 게이트웨이로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는 대부분 바이낸스, 바이비트, 게이트아이오 같은 글로벌 거래소에서 거래를 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의 경우에는 거래 수수료가 0.1%에서 적게는 0.01%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이벤트들이 많이 있다.
위 인도네시아 Top 2 거래소를 보면 USDT 거래 볼륨이 BTC에 비해 2배~9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한국 업비트의 경우 BTC의 거래볼륨이 USDT보다 4배 정도 더 높다.
최근까지도 인도네시아 암호화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인도네시아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2억7000만 인구의 환상에 빠져있고, 암호화폐 투자자는 10%로 안 된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판단한다. 또는 금융 취약층을 타겟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필자는 인도네시아가 이슬람교 인구와 시장에 맞지 않는 정부 규제로 인해 큰 성장은 힘들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문화적인 성향도 매우 다른 나라다. 최근 인도네시아에 들어오는 한국 사람들에게 이런 조언을 많이 한다.
"인도네시아인들 왜 이렇게 수준 낮은 생각을 하는거야?"
라는 편견을 버리고
"인도네시아인들은 이렇게 생각 하는구나!"
라고 이해를 하라고 조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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