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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12년만에 처음으로 음주가무 없는 연말연시

2002년은 자칼타가 성인이 되던 해 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들과 몇 날 며칠 술을 마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한 해의 시작과 마지막은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났던 것 같습니다.

 

연말연시를 가족과 함께 해도 음주가무는 빠지지 않습니다. 식사 중에 한 잔씩 마시는 소주는 노래방까지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한국인들의 희로애락에는 항상 음주가무가 함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칼타가 중국에서 생활할 때도 그랬습니다. 중국인들도 한국인들처럼 술을 매우 즐기는 편입니다. 중국 술은 한국처럼 중간이 없이 맥주 아니면 고량주 입니다. 고량주는 최소 39도로 한국의 소주보다 도수가 두 배 가량 높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연말을 인도네시아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번 2013년 마지막 날은 처남댁에 가서 저녁 만찬을 한 후, 1월1일 00시에 불꽃놀이를 보고, 통기타에 노래를 부르며, 매우 건전하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술은 빠졌지만 서로 웃고 많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술이 없으면 어색할 것 같았습니다.

지난 10여년간 연말연시는 술이 빠질 수 없고, 저녁 식사에 술이 빠지면 어색할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처음 처남댁에서 건전하게 보낼 연말 연시가 왠지 무료할 것 같았고 어색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술을 빼고도 그렇게 웃고 놀 수 있더군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가 외국에서 그렇게 잘 웃고 놀았으니까요.

 

인도네시아인들은 술을 즐기지 않습니다.

보통 인도네시아인들은 술을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비즈니스 하는 분들이나, 여자 즐기는 분들은 조금 다르긴 한데요. 일반적으로는 술을 가까이 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편의점에 가면 간단한 맥주는 판매를 하는데요. 그것도 대부분 화교와 외국인들이 소비합니다.

 

인도네시아 현지 식당에는 술을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연말연시에 가족과 친구들과 음악과 함께 합니다. 각 종 무대에는 재미있는 공연들이 진행되고요.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서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며 새해를 맞이합니다.

 

 

 

연말 연시의 술은 필수가 아니었습니다.

이젠 연말연시에 술을 빼고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담배를 끊을 때에도 담배가 없으면 사람을 사귀기 힘들 줄 알았습니다. 연말에 친구들과 모임을 가질 때 술을 안 마시면 어색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술이 없어도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더군요.

 

요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공익광고가 갑자기 생각합니다.

 

람을 위해!

를 위해!

만큼만!

 

대한민국 절주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