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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3주째 홍수, 진짜 너무하네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생활 6개월 차, 첫 홍수가 일어난 시점은 2014년 1월 16일 새벽이었습니다. 이맘때쯤에 비가 많이 온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으며, 5년에 한 번씩 홍수가 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작년 설날 전후에 약 60cm정도의 홍수가 났었기 때문에 올해는 홍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을 했습니다. 또한, 현 자카르타 시장의 노력으로 하수구를 막고 있는 오염물질들을 많이 제거하였기 때문에 홍수피해는 적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월 16일 첫 홍수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수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저녁부터 시작된 폭우는 주방 하수구부터 물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큰 홍수가 날 것으로 예상하여 1층의 모든 살림을 2층으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에 약 2~3시간 작업한 끝에 중요한 물품들을 다 정리한 것 같습니다.

 

집 안에 물이 올라오기 시작한 시점

 

자카르타 홍수 첫날 아침!

 

홍수는 약 3일간 유지되었습니다.


1월 16일 시작된 홍수는 1월 18일쯤 되어서야 물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한 번 물이 빠지고 나면, 홍수가 다시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생각하고 대청소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르기 때문에 모든 살림은 그대로 2층에 두었습니다.

 

설마 설마 했는데 또 홍수가 일어났습니다.


1월 19일 새벽부터 다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지난 3일 보다 더 심하게 홍수가 나 있었습니다. 겨우 바닥 청소를 깔끔하게 다 끝냈는데, 다시 원래대로 더러워진 1층을 보니 기분이 상당히 나빴습니다. ㅜㅜ

 

 

1월 20일 오후부터 빠지기 시작한 빗 물


빗물이 완전 빠지고 햇빛이 언제 홍수가 났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따갑게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끝났나 보다~'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대청소를 했습니다.

 

하지만 21일 저녁에 또 쏟아진 빗물


저녁에 비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고, 바닥의 빗물은 발목까지 찼습니다. 홍수가 장기화 될거라는 예상을하고, 중간에 미리 대형마트에 방문하여 먹거리를 엄청 사 왔습니다. ^^ 약 3일간 물이 빠지고 다시 발목까지 차는 현상을 유지하다가 물이 완전히 빠진 시점은 25일 입니다. 이제 설날도 다가오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솥뚜껑보고 놀란가슴 자라보고 놀란다!


홍수와 빗소리의 공포 때문인지, 밤 중에 빗소리 비슷한 소리만 들려도 벌떡 일어나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젠 웃음도 사라지고 점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물이 다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1층 청소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며칠간 맑을 날이 이어지고 설날이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1월 29일 오후에 다시 큰 비가 오기 시작했고, 물은 또 다시 발목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래도 신은 최소한의 예의는 있나 봅니다.


설날도 제대로 못 보낼 것 같았는데, 다행히 1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맑은 날이 이어졌습니다. 그 뒤로도 비는 계속 왔지만, 큰 비는 없었기에 2월 3일 다시 1층을 대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마지막이겠지~~~' 라는 마음으로 말끔하게 청소를 끝냈습니다. 방 가구의 위치도 바꿔가면서 활기찬 마음으로 말이죠.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설마 설마 했겠죠!


정말 설마 설마 했습니다. 2월 4일 새벽에 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또 홍수가 일어났습니다. 새벽에 급하게 일어나 모든 짐들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고, 정말 무기력한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2월 5일 밤, 아직도 1층에는 약 40cm정도의 물이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2층에서 촬영한 홍수난 동내의 모습

 

 

자카르타 역대 최악의 홍수라고 합니다.


자카르타가 저를 극히 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쩜 제가 온 첫해에 이렇게 역대 최악의 폭우와 홍수가 일어나는지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3주째 이런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보니 하루하루가 지쳐가고, 인도네시아어 공부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집 안에 갇혀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만 하루 종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네요. 앞으로 쓸 포스팅만 한 4개쯤 준비해 뒀습니다. 나중에 대청소 할 때 여유있게 블로깅 해야겠습니다. ^^

 

과연 언제쯤 괜찮아 질까요? 이번 자카르타 우기가 끝나면 이사를 가거나 1층 바닥을 한 50cm정도 높이기로 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