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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사회│문화

아들의 재혼을 자랑하는 인도네시아 엄마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입니다. 그렇다고 국교가 이슬람인 것은 아니고요. 이슬람교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라는 뜻입니다. 국교가 이슬람교는 아니다 보니 술도 판매를 하고, 돼지고기도 판매를 합니다.

 

이슬람교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래도 이슬람교 하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 바로 '일부다처제'라는 것입니다. 한 남자가 여러 아내를 둘 수 있는 제도인데요. 인도네시아는 이렇게 일부다처제인 집안이 은근히 많은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인 수까르노(Seokarno)의 경우에도 9명의 아내와 슬하에 10명의 자식이 있는 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과 아홉 아내의 가계도

 

아들의 이혼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합니다.

자칼타의 집에 자주 놀러 오는 아주머니가 한 분 있습니다. 항상 손녀딸을 데리고 오셔서 장모님과 이런 저런 수다를 나누다 가시는데요. 한 날은 아들의 이혼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아들 이번에 아내랑 해어졌어요~"

"결혼했는데 무슨 헤어지고 사귀고가 있어요?"

"아~ 헤어진게 아니고 이혼 한거죠~"

"네… 아들이 많이 힘들겠네요~"

"아니요~ 어차피 별로였어요~ 차라리 잘 됏어요~"

 

아들의 이혼 사실을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처럼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하네요. 그리고 딸은 아들이 양육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18살에 결혼했다가 20살에 이혼을 한 거라고 하네요.

 

아들의 재혼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위 이혼 사건이 있고 약 1년이 지난 어느 날, 동내 아주머니는 아들이 재혼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우리 아들 이 번에 재혼했어요~"

"잘 됐네요. 좋은 사람 다시 찾았나봐요~"

"워낙 잘 생겨서 여자가 많아요. 예쁜 여자로 골랐나봐요~"

"아….네….ㅡ.ㅡ!"

"임신 1개월 됐는데, 손주 하나 더 생기겠네요 ㅎㅎ, 우리 아들 참 대단해요~"

"아…네…. ㅡ.ㅡ!"

 

저희 아내의 경우에는 화교문화다 보니 인도네시아인 현지인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지만, 이런 문화에도 큰 차이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한국도 이혼율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재혼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혼과 재혼이 한국에서는 자랑하고 다닐만한 일은 아닌데, 인도네시아인들은 아무렇지 않나 봅니다. 그래도 헤어진다는 것은 한 쪽은 상처가 되겠죠? 문화적인 충격을 받은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