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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을 한 지 어느덧 9년차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 한지는 벌써 12년 정도가 된 것 같네요. 2002년도에 집을 떠나 지방 사립대학교를 입학하면서 제 인생의 독립이 시작되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02년 2월 – 부산 지방 사립대 입학

2003년 7월 – 군 입대

2006년 2월 – 중국 유학

2013년 8월 – 인도네시아로 이주

 

고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린 이후로 지금까지는 매년 안부인사만 드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장남인 큰 형님이 한국에 계시기 때문에 안심이 되긴 하지만 부모님은 항상 저를 철없는 고등학생처럼 대하고 계십니다. 결혼도 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학창 시절에 집에서 착하게 지내던 학생도 아니었습니다. 공부는 뒷전이었고, 항상 밤늦게 귀가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부족한 아들을 묵묵히 지켜봐 주셨던 부모님이 참 고맙기도 합니다.

 

 

인도네시아에 방문하신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는 한 번도 저에게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요. 결혼 하던 날 저녁에 집에서 가족끼리 식사하고 술을 마셨습니다. 삶이 바쁘고 고달파서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펑펑 흘리시던 아버지가 항상 생각납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잘 해주지도 못했는데 결혼도 하고 잘 커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버지와 저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들이라 그런지 평소에 대화도 많이 없었습니다. 해외에 나와있는 지금도 한 달에 1~2회 전화를 드리지만 보통 통화시간이 5분도 안됩니다. 그저 잘 지내고 계시는지 목소리만 들어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네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잘 지내시죠?'라는 무뚝뚝한 인사만 나눌 것 같습니다. 마음속으로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목 끝까지 나오지만 말을 꺼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