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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사회│문화

외국에서 본 현지화에 성공한 한국식당

얼마 전 인도네시아 한 백화점(Kelapa Gading Mall)에 한국 식당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고 찾아가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 한국음식을 즐겨 먹던 인도네시아 친구는 음식 맛이 조금 별로인 것 같다고 저보고 '별로 가 볼 필요 없을 거라'고 조언해 주었는데요. 그래도 한 번 찾아가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괜찮아서 깜짝 놀랬습니다. 어떻게 보면 해외에서 식당을 창업하시는 분들에게 이 식당을 롤모델로 삼아도 될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음식 맛은 한국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지만, 한국적인 부분과 현지인들의 습성을 잘 결합하여 현지화가 너무 잘 된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당 입구 입니다. (카메라 메모리 카드를 안 들고 가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했습니다. ) 인도네시아 현지인이 한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인도네시아에서 창업한 식당이라고 합니다.

 

음식은 한국적인 불고기, 김치볶음밥, 비빔밥, 소고기 구이, 잡채, 떡볶이 등이 메뉴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종업원들은 깔끔한 복장에 세련된 악세서리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회색에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종업원입니다.

 

음식 주문은 아이패드로 합니다. 인도네시아 어플리케이션 개발회사에 의뢰하여 어플을 직접 개발한 것 같습니다. 식당 메뉴와 가격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으며, 쉽게 주문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음식 주문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들이 있습니다.

 

메뉴판입니다. 음식들에는 음식 이름과 가격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음식의 유래와 전통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음식도 먹고 문화도 배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주문 내용을 확인하는 곳입니다. 어떤 음식들을 주문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주문한 음식을 깜박하고 실수로 음식이 나오지 않는 그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식당에는 한국음악이 대형 스크린에 뮤직비디오와 함께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음악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한복에 얼굴을 찍어서 넣을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아내의 측면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 찍은 사진은 본인의 메일로 전송할 수도 있으며, 전방 스크린으로 전송해서 많은 분들이 함께 볼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재미난 컨셉의 사진을 찍어서 전송하고 있었습니다.

 

고객들이 직접 평가한 베스트 한국음식을 확인할 수도 있으며, 음식 점수 및 서비스 점수를 줄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나면 어플을 이용해 계산서를 요청하시면 종업원이 계산서를 들고 찾아옵니다.

 

김치볶음밥입니다. 앞서 현지화가 잘 되어 있다는 부분이 이 부분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 한국식당에는 돼지고기가 없습니다. 인도네시아는 85%이상이 이슬람교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치볶음밥에도 소고기 김치볶음밥입니다.

 

인도네시아의 많은 한국식당들이 한국인이나 중국화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 식당에는 본토 현지인들까지도 많이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돌솥비빔밥입니다. 음식이 전체적으로 약간 단 편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음식이 한국에 비해서 조금 달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요리를 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현지인들이 더 좋아하는 한국식당입니다.

떡볶이입니다. 떡을 싫어하는 외국인들도 많기 때문에 떡과 인도네시아인들이 좋아하는 튀김을 함께 올려놓아서 떡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뮤직비디오와 전송한 사진이 나오고 있는 스크린입니다. 옆 벽면에는 런닝맨이 빔프로젝터로 전송되고 있었습니다. 한국음식, 문화, 음악, 방송까지 일석다조를 느낄 수 있는 현지화된 한국 식당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하루에 수 많은 식당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한인이 영업하는 한국식당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인데요. 한인들만 상대하려니 리스크가 비교적 큰 편입니다. 오히려 현지인들이 현지 정황에 잘 맞춘 한국식당을 운영하면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지화에 조금만 더 투자한다면 한국인들이 벌 수 있는 돈인데 현지인들이 벌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조금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작은 소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