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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사회│문화

강제로 기부를 요구하는 인도네시아 관공서

요즘 인도네시아 거주비자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아서 비자 연장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비자 연장하는 무슨 처리라는 말까지 필요할까요? 사실 중국에 거주할 때만해도 비자 연장하는데 불만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비자 연장을 하고 관할 파출소에 가서 거주 신고까지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오니 중국은 정말 양반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통장(RT) – 반장(RW) – 주민센터(kelurahan)이렇게 3곳을 거쳐서 거주 증명서를 발급 받아야 하며, 받은 거주 증명서와 여러 요청 서류를 가지고 출입국관리소를 방문합니다. 출입국 관리소에서는 무슨 무슨 법무기관에 가서 또 증명서를 때 오라고 하고, 비자가 발급된 후에도 관할 파출소와 시청에 거주 등록을 또 연장해야 합니다. 비자 연장하다가 지쳐서 귀국하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30~40만원의 비싼 대행업체를 통해서 비자연장을 대행하나 봅니다. (실제 소요비용은 약 10만원)

 

주민센터에서 강제 기부를 요구하다

인도네시아의 주민센터에 방문하여 거주 증명서를 발급 받는데, 거주 증명서를 주면서 이상한 종이 영수증 같은 것을 2장 건네주더군요. 당연히 증서 발급 비용이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인도네시아 정부에 기부하는 금액이었습니다.

관공서에서 강제로 뜯어간 기부 영수증

 

사실 2만루피아 (한화 약 2천원)밖에 하지 않아서 크게 신경 쓰이는 금액은 아니었지만, 어디에 사용되는지도 불분명한 이런 기부는 정말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영수증에는 인도네시아 사람들 조차도 쉽게 알지도 못하는 이슬람교 관련 교리들로 가득차 있고, 기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되어 있네요. 부정부패가 심각한 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아마도 이 기부금액의 대부분은 윗사람들의 배를 채우는데 사용될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회사를 다니려면 1200달러를 내야 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인이 회사를 다니려면 년간 1200달러를 지불해야 합니다. 한화로 약 120만원 정도 되는 금액인데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지급하는 면목은 사회발전기금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발전 기금을 왜 외국인이 내야 하는 걸까요? 오히려 외국인에게 감사하다고 면세를 해줘도 모자랄 판에 말이죠. 정말 사회 발전에 사용하면 말을 안 합니다. 도로는 이 곳 저곳 침수되어 아스팔트가 훼손되어 있지만 1년 내내 복구하지 않는 곳들도 많고, 하천은 쓰레기들로 가득하고, 도로가에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인도 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1200달러 드릴게요. 제발 사회 발전하는 기금으로 사용해 주세요.

 

 

이슬람 사원 짓는다고 헌금을 요구합니다.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지만 저는 이슬람교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원래 무교였지만 천주교 아내와 결혼하여 현재는 천주교를 종교로 두고 있습니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인이 많지만 국가에서 이슬람교를 국교로 지정한 것은 아닙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슬람교인이 너무 많아서인지 이 곳 저곳에서 이슬람 사원을 짓는다며 헌금을 요구하는 곳이 많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에는 이미 5년간 이슬람 사원을 짓고 있는 곳이 있는데요. 5년째 교통의 불편을 주고 있으며, 지나가는 사람마다 헌금을 강요합니다. 그렇다고 대규모 사원도 아닌데, 5년째 숙소처럼 놀고 먹으면서 아직도 80%정도 밖에 완성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 시민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이런 상황을 악용하는 정부 관료들의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이번에 조금 깨어있는 인도네시아 부시장 아혹(ahok)이라는 정치인이 당의 의견에 반대를 했다가 그대로 쫓겨나버렸습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내용인데요. 새로운 정치가 시작될 2014년부터 많은 개선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