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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도네시아 생활이 너무 답답하다. 전 세계 누구나 겪고 있는 코로나 증후군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지인들을 보면, 평소보다는 자제를 하는 편이지만, 회식도 하고, 가족 외식도 하고, 해변, 계곡에 캠핑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이 또한 자유롭지 못한 곳이다.

2020년 1월 초 인도네시아에서는 "중국인을 조심하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바빴다. 주변에 중국어로 소통하던 화교 친구들도 나보고 중국말을 쓰지 말라는 조언을 했을 정도다. 하지만 1월 말이 되자 중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있는 한국인들은 인도네시아는 청정지역이라고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했다. "인도네시아는 더워서 코로나가 살 수 없는 나라야", "인도네시아는 기도할 때마다 손발을 씻기 때문에 코로나가 번식할 수 없어" 등 각종 인도네시아가 안전하다는 메시지가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2020년 3월 초 인도네시아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로 확진자는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4월부터는 자카르타 모든 지역이 봉쇄되었다. 사실 봉쇄된 이후로도 감염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었지만, 현지 서민층 사이에서는 "코로나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 죽는 건 매한가지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많아졌고, 고향으로 내려간 노동자들도 많았다. 자카르타 주정부는 어쩔 수 없이 봉쇄를 완화하였고, 현재는 대다수의 사업장이 50%의 직원만 출근을 하거나, 식당의 경우에도 50%만 입장할 수 있으며, 마주 보며 앉을 수 없도록 조치하였다.

적절한 조치, 그리고 적절치 못한 감독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상황에 따라 매우 적절한 정부 조치를 해왔다. 타 국가에서도 인도네시아의 정책을 본받아야 한다는 보도자료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코로나 모범국가가 될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사무실은 50%만 출근 가능?
현재 대형 빌딩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무실들이 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노동청에서 이 부분을 관리하고 있는데, 노동청 직원들은 6~8명 떼를 지어 다니며, 한 사무실에서 몇 시간 눌러앉아 있다 보니, 하루에 몇 개의 사무실을 감독하는지 모르겠다. 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 사무실은 빠르게 건너뛰고 다음 사무실 검사를 해야 하지만, 커피도 마시고 노가리도 까고 매우 여유롭다.

식당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에 갔더니 3명 이상 합석이 안 되게 되어 있으며, 마주 보고앉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종업원들은 이 규정을 엄격히 지키며, 손님들을 안내했다. 하지만 다른 식당이나 커피숍의 경우에는 앉을 수 없는 자리에 X 표기만 되어 있었을 뿐 대부분 합석해서 앉아 마스크를 벗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국식당은 뭐 말할 것 없다. 이 규정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한국식당은 아직 단 한 곳도 보지 못 했다. 그나마 빌딩이 있는 시내는 그럭저럭 잘 지키고 있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마스크 규정을 지키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혼밥 중


감염자는 늘어나고, 갈 곳은 더 없어지고...
3월 첫 확진자 발생 후, 6월 말까지 약 4개월 동안 완전무장을 하고 마트에 2번 방문, 회사 대표님 집에서 식사 1회, 이 외에는 집 밖을 나가본 적이 없다. 봉쇄가 완화된 후, 현재는 격일 출근을 하고 있으며, 완화된 이후에는 술자리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나갈 수 있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현재까지 왠만한 공원도 다 문을 닫은 상태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이 이어질지 알 수는 없다. 그래서 답답한 것 같다.

집 앞 산책 중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격일 재택근무를 하면서 출퇴근 왕복 3시간의 여유가 생기니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 3살짜리 아들과도 더 친해진 것 같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폭락한 주식에 투자해서 쏠쏠한 재미를 느끼는 부분도 좋았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불필요한 미팅을 형식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코로나 핑계로 불필요한 술자리에 빠질 수 있었다.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매일 아침 와이프와 아침 운동을 하고, 같이 식단 조절을 하니, 3년 동안 포기했던 다이어트에 성공하게 되었다.

집 앞 페인트칠 (심심해서...)

인도네시아 한인들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사업도 다들 힘들고,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문화시설도 없어서 매우 답답하지만, 이 또한 잘 견디면 남은 한인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백신/치료제 나올 때까지 열심히 버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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