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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인도네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현지(로컬) 소주!

인도네시아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동내 편의점에서 쉽게 맥주를 구매할 수 있었다. 당시 알코올 도수가 5% 미만의 경우에만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었는데, 2014년 7월부터 대형 마트를 제외한 모든 중소형 마트(편의점 포함)에서의 주류 판매가 금지되었다. 인도네시아 마트에 술이 사라진 이유? 그런데 발리에서는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맥주를 판매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역시 불법이지만 아무래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발리의 특성상 문제 삼고 있지 않다.

아무리 이슬람 성향이 강한 인도네시아지만, 모든 종교와 민족을 존중하는 인도네시아의 Pancasila(빤짜실라)라는 건국 이념이 있기에 술을 판매하는 곳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디서 술을 사야 할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Golongan A:   에틸알코올 또는 에탄올 함량 최대 5% 이하 (맥주)
Golongan B:  에틸알코올 또는 에탄올 함량 5% 초과 20% 미만 (소주, 와인)
Golongan C: 에틸 할 콜 또는 에탄올 함량 20% 초과 55% 미만 (위스키, 보드카 등)

식당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식당이다. 한국, 중국식당에서는 대부분 주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로컬 식당에도 술을 판매하는 식당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로컬 식당은 대부분 맥주만 판매한다. ) 그 외에 라이브 카페, 바(Bar), 클럽 등에서도 기본적으로 맥주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위스키, 와인, 보드카 등 다양한 주류를 취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주류세가 높아 가격은 한국보다 아주 비싼 편이다.

면세점에서
인도네시아서는 연 1회 이상 한국에 귀국하거나, 출장이 잦은 한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면세 규정상 1ℓ의 주류만 반입이 가능하지만, 단속 자체가 워낙 복불복인 데다가 검사할 확률이 높지 않아 2~3병을 가지고 오는 사람도 많다. 참고로 중국에 출장 갔다가 맥주 500mL 10캔, 고량주 1병을 마트에서 사 여행용 가방에 담고, 면세점에서 양주 1병 더 사서 온 적도 있다. 이렇게 면세점에서 위스키, 보드카를 구매해서 들어오는 방법이 가장 저렴하게 비싼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다.



대형마트
인도네시아 대도시에는 대형 마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백화점 내에 있는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대부분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자카르타 위성도시인 버카시(Bekasi)라는 지역의 대형마트에서는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 곳도 많다. 도시 자체의 이슬람 성향이 얼마나 강한지도 중요한 것 같다. 참고로 대형마트에서는 알코올 5% 미만의 맥주만 판매하고 있다.

주류 전문점에서
아마 대부분의 대형 쇼핑몰에는 주류 전문점이 있을것이다. 보통은 백화점 내 마트 코너 큰처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주류전문점에서는 맥주 외에도 위스키, 보드카, 와인 등 다양한 주류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발리 특산? 위스키, 보드카, 와인도 한 번 체험해볼만하다.

인터넷에서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주류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은데, 사실상 불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주류, 담배는 만21세 이상문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불특정 연령에게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에서는 판매가 불가능하고, 반드시 오프라인 사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법이 그렇다는 것이지 인도네시아 대형 커머스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판매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 역시 맥주를 박스 단위로 온라인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카르타의 경우 배송비 30,000루피아(원화 약 2,500원)에 3시간 내 배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달 후 재구매를 하려고 판매자를 찾아보면, 계정이 사라진 경우가 많다. 커머스 자체 심의로 계정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픈 마켓의 경우 에스크로 시스템이 있기에 어차피 고객이 손해를 보는 일은 없어서 안심해도 된다.

로컬 소주 체험
한국에 방문한 서양 사람들이 '스카치 블루'를 접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최근 인도네시아에 불어오는 한류 열풍으로 인도네시아산 소주가 생겨나고 있다. 그전에는 한국인이 창업한 로컬 소주 회사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인이 창업한 소주 회사도 생겨났다.

Baram(바람)
2009년 대한민국 대표 주인 소주를 쉽게 구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던 교민 사회를 위해 설립되었다고 한다. 또한, 해외에서 생산하는 최초의 한국 소주라고 회사소개에 표기되어 있었다. 이 소주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는 소문이 많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머리 아픈 적은 없었다. 폭탄주를 좋아하다 보니 맥주에 섞어 먹으면 일반 소주나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최근 코로나로 소주 수입이 중단되었을 때 대체 소주로 수혜를 보았다.


Cham Joeun (참좋은)
2020년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성공한 소주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소주 수입이 중단되었을 당시, 한국인들이 대체 소주로 찾았던 1순위 소주다. 창업자가 현지 화교라고 하는데, 바람회사 출신의 한국인이 함께 창업했다는 소문도 들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한국 소주와 가장 맛이 비슷하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소주가 다시 정식 수입되면서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잘 찾지 않는 소주이다.


7Day(세븐데이)
인도네시아 로컬 소주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홍보하고 있는 소주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맛이 애매했던 소주라고 생각된다. 그냥 물에 주정 농도만 맞춘 것 같다. 하지만 주변 현지인들은 이 소주가 한국에서 수입한 소주라고 알고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Cheosnun(첫눈)
수도권 위성도시 Banten에서 위스키를 제조하는 회사에서 출시한 소주다. Banten이라는 지역이 이슬람 세력이 매우 강한 지역이다보니 2019년에 주민들의 신고와 항의로 운영이 잠시 중단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서류와 승인이 정식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다시 재가동되었다. 이후 주민들의 편의와 복지그리고 채용을 적극 지원하며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Bae(배)
발리의 유명 부동산 개발회사인 PAM 그룹에서 만든 소주다. STARK(스타크)라는 맥주를 생산하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아마도 한류 열풍으로 신상품인 소주를 출시한 것으로 예상된다. '배(BAE)'소주 라고 되어있어서 과일 배의 달콤한 향을 예상했지만, 알고보니 일반 오리지날 소주다. 자몽, 청포도, 오랜지 등 제품군이 식약처에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다양한 소주를 출시할 예정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아직 마셔보진 않았지만, 인도네시아 식약청에 등록된 많은 소주를 볼 수 있었다. 홍대 소주, 참 소주, 참좋아 소주, 참나라 소주, 대박 소주 등 참이슬 때문인가? 참으로 시작하는 소주 이름이 많이 보인다.  소주로만 보아도 인도네시아의 한류 열풍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다. 85% 이상이 이슬람교인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에서 말이다. 최근에는 무알코올 소주인 Halal Soju(할랄 소주)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이렇게 느끼는 한류열풍은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해외에 오래 살다 보니 한류라는 것은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류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양국의 분쟁이 생겼을 경우 반감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좋은 관계로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