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들과 악수만 1시간 하는 인도네시아 결혼식

인도네시아 중산층들의 결혼식은 정말 화려합니다. 물가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화려하게 결혼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몇 배로 싼 것은 아니고, 한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 인도네시아에서 3번의 결혼식을 참석했는데요. 항상 생각하는 것이 정말 화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결혼식은 생략하고, 간단하게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원래는 인도네시아에서도 결혼식을 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인도네시아 결혼식은 너무 힘들다고 그냥 한국에서 한 번 하는 걸로 충분하다고 해서 그냥 식사만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하는 인도네시아 결혼식

인도네시아는 보통 일요일에 결혼식을 합니다. 오전에 종교 혼례를 올리고 나서 가족들과 점심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저녁 결혼식 준비를 한 후, 저녁 7시쯤 예식장에서 웨딩드레스(이슬람교인의 경우에는 서양식 혼례를 하지만 예복은 전통 예복을 입습니다.)를 입고 서양식 결혼식을 올립니다. 한국처럼 하객들이 좌석에 앉아서 축하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스텐딩 뷔페를 먹으면서 인사하고 즐기는 분위기 입니다. 축가를 부르고 싶은 사람들은 무대에 올라가 축가를 부르기도 합니다.

 

축의금 얼마나 줄까요?

예전에 중국에 있을 때 축의금 문화를 보고 정말 놀란 적이 있습니다. 회사 동료끼리도 보통 600위안(한화 약 10만원 )을 축의금으로 줍니다. 200위안은 너무 작고, 300위안은 제사를 지낼 때 삼배 한다고 안되고요, 400위안은 죽을 사자가 있어서 안되고, 500위안이 기본인데, 이왕이면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인 '6'이 들어간 600위안을 축의금으로 줍니다.

 

인도네시아는 일반적인 친구 사이에는 200,000루피아, 직장 상사나 친한 관계의 경우에는 500,000루피아, 친척이나 가장 친한 사이에는 100만 루피아까지 줍니다. 그 이상은 개인적인 관계일 것 같습니다. (아참, 환율은' 0'하나 빼시면 대충 한국돈과 비슷합니다. )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는 악수!

한 번은 아내의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을 참석하였습니다. 6시에 도착해서, 7시에 저녁 먹으면서 혼례 과정을 지켜보고, 8시쯤이 되니 예식이 끝났습니다. 이제 집에 가려니 했는데, 집에 가기 전에 인사를 하고 간다고 합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하객들도 있지만 대부분 다 이렇게 악수를 하거나 포옹으로 인사를 하고 축하를 합니다.

 

 

하객 500여명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신랑 신부!

 

악수가 끝나갈 때쯤 되면, 웃음이 익숙하지 않은 남편들은 입가에 썩소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웨딩 촬영의 공포가 떠오르네요. 웃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간단한 한국의 결혼식에 비하면, 인도네시아는 다소 복잡한데요. 그 만큼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기도 합니다. 하객들도 단순히 축의금만 전달하고 눈도장만 찍으려는 하객들 보다는 참여하고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하객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은 그렇게 삭막하지 않고 인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나라인 것 같습니다.

 

토요일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일요일은 포스팅 쉬는 거 아시죠?
헛걸음 하지 마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