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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외국인 아내가 가장 사랑스러울 때

사실 항상 사랑스럽지만(아닐 때도 많아요 ㅋㅋ) 특정 행동을 보일 때 정말 사랑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저희 아내는 애교도 별로 없고 조금 무뚝뚝한 편입니다. 제가 평소에 무엇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눈치도 별로 없고요. 생일날 특별히 챙겨주는 것도 없고, 기념일도 외식만 하면 끝입니다. 저에게 편지 한 통 제대로 써 준 적도 없습니다. ^^

 

솔직히 백지장 같은 사람과 결혼했습니다. 정말 공부밖에 할 줄 몰랐고, 아내의 부모님 역시 아내에게 특별히 기억나는 선물을 준 적이 없다고 합니다. 안 주고 안 받는 스타일입니다. 부모님은 그냥 열심히 공부하도록 만 키웠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웨딩촬영 사진입니다.

 

이런 아내에게 저는 참 신선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자꾸 이것 저것 사주고, 선물도 주고, 밥 같이 먹자고 졸라대고, 밤에 클럽 데리고 가고, 여러 친구들을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아내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백지장 같은 아내가 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생전 처음 하는 어설픈 실력으로 목도리를 만들어 주고(결국 한 번 사용하고 애물단지로 모셔두고 있습니다. ㅋㅋ), 한국음식을 배워서 요리해 주고(매년 생일 때마다 미역국 끓여 줍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해 보니 삼겹살에 맥주 몇 캔을 사다 두었을 때는 정말 스트레스라는 단어는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사랑스러운 외국인 아내

아내에게 자주 구박합니다. 이것도 못해? 저것도 못해? 이런 건 알아서 해 놓으면 안돼? 등등 인도네시아에 와서도 많이 싸웠던 것 같습니다. (한 3개월 지나고 나니 이젠 거의 안 싸우네요 ㅋㅋ) 하지만 여전히 노력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 참 사랑스럽습니다. 아내의 원래 모습을 이해해야 하는데 자꾸 다른 친구들의 아내와 비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구는 이런 것도 하더라, 누구는 저런 것도 하더라 등등 말이죠. 늘 부족해 보이지만, 사실 저희 아내는 나름 최선을 다 하고 있는 것인데 말이죠.

 

귀요미송 태국 아이 버전

 

가장 사랑스러울 때는 바로~~~~~~!

사실 아내가 가장 사랑스러울 때는 애교 섞인 한국어로 대답할 때 입니다. 아내와 함께 생활한지 이미 7년차가 되었는데요. 아직도 무뚝뚝한 아내가 제 앞에서 돌발 행동을 하면,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오늘은 유투브를 돌아다니다 귀요미송을 듣게 되었는데 머릿속에 자꾸 귀요미 송이 맴돈다면서 제 앞에서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귀요미~'이러고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30인 아줌마인데 왜 이렇게 귀여울까요?

소지섭의 꺼져~

 

한 번은 '주군의 태양'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나서 '소지섭'이 '공효진'에게 '꺼져' 라는 말을 재미있는 행동으로 보여준 부분이 있는데요. 몇 달을 저 보고 '꺼져~'라고 하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외국인 아내가 어색한 한국말로 말을 할 때는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

 

외국인과 결혼하신 다른 분들은 외국인 배우자의 어떤 모습이 가장 사랑스러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