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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조금은 부담스러운 처갓집 친척의 호의

오는 5월 18일 아내의 친정 고종사촌의 결혼식이 있습니다. 저희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인데, 고모댁은 자카르타에서 약 500km 떨어진 비교적 먼 곳입니다. 고속도로가 없기 때문에 자가 운전을 할 경우 약 10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비행기로 이동할 경우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 입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스마랑까지의 거리

 

아내의 부모님과 오빠는 이미 결혼식을 참가하기로 결정을 했지만, 저희 부부는 조금 고민이 되었습니다. 3일간 자리를 비워야 하는데, 일 때문에 쉽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비행기표 값이랑 호텔 비용 등 각종 비용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 연세 때문에 결혼식에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아내의 친정 할머니께서 계시는데요. 올해 92세로 최근 건강이 악화되어 내년 설이 되기 전에 이번 결혼식이 마지막으로 보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저희 부부를 반갑게 맞아주셨던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 생각서 이번 결혼식을 참가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지난 설날에 만난 아내의 친정 할머니

(교육자 출신이시라 많은 제자들이 방문했었습니다. )

 

 

비용을 전액을 고모댁에서 부담한다고 합니다.

조금 이해가 안 되고 충격적이었던 것은 저희 부부와 처갓집 식구가 총 5명의 비행기 값과 호텔비용 그리고 식비 모든 비용을 고모댁에서 부담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인도네시아 국내라고 해도 5명의 왕복항공권과 호텔비용만 해도 100만원 정도는 들어갈 것 같은데, 솔직히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이라 저는 장모님께 조금 부담스럽다는 의사를 표했습니다.

 

장모님, 저희 호텔비랑 비행기값은 직접 부담할까 합니다.

괜찮아~ 그 집안은 원래 이렇게 돈 쓰는 걸 좋아해~

그래도 세상에 어디 공짜가 있습니까? 이런 호의로 나중에 부담으로 돌아올까 조금 겁나기도 합니다.

그건 걱정하지 말게~ 원래 고모댁은 돈 쓰면서 뿌듯해 하는 사람들이야~

 

알고 보니 고모댁은 인도네시아에서 고속도로 공사사업을 크게 하시는 집안이며, 자산이 몇 백억 이상이라고 합니다.

 

부자들은 원래 그런가요? 아니면 문화의 차이인가요?

저는 아주 평범한 집안에서 평범하게 자라서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친척들 중에서 이렇게 큰 호의를 보이는 사람도 없었고요. 만약 저희 쪽 친가 삼촌들이 이런식으로 전액을 부담하면서 초대를 한다면 분명히 거절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집안에서는 이런 호의를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하는데요. 알고 보니 한 두 번이 아니라 매번 고향을 방문할 때 마다 모든 비용을 고모댁에서 부담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향 못 내려갈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말이죠.

돈 많으신 분들은 원래 이렇게 돈을 펑펑 쓰면서 친척들을 모시는 걸까요? 아니면 이 집안의 문화가 이런 걸까요? 아직도 조금 긴가 민가 합니다. 돈 아껴서 좋긴 한데요. 마음은 계속 부담스럽네요. 선물이라도 좋은걸로 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