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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외국인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한국의 외래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어려운 한국어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는 한국의 된소리 발음 구별과 밭침 발음이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어려운 것이 바로 한국의 외래어입니다. 사실 외래어가 너무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인식하고 있기도 한데요. 해외에서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에서 사용하는 외래어를 외국인들이 잘 못 알아 듣는 경우가 많아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외래어란?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명사]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국어처럼 쓰이는 단어. 버스, 컴퓨터, 피아노 따위가 있다.

 

외국인 직원과의 대화에서의 불편함

보통 한국어 학과를 졸업하고 유창한 한국말을 하는 외국인들도 한국의 외래어 앞에서는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필자가 근무했던 외국회사가 IT관련 업종이었기 때문에 외래어 사용이 더욱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 번은 외국인을 채용하기 위해 한국어로 면접을 보는 상황이었는데요. "스마트폰 시장의 최근 트렌드에 대해서 말해 보세요"라는 질문을 했더니, 저 보고 "죄송하지만 트렌드가 뭐에요?"라고 대답을 해서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스마트폰은 알아들었나 봅니다.)

 

쉽게 놀림거리가 되는 페스트푸드

외국인들 사이에서 쉽게 놀림거리가 되는 것이 바로 한국의 페스트푸드점의 명칭들입니다. 한 번은 외국인 들 몇 명이 저를 찾아오더니 질문의 한 가지 던졌습니다.

 

외국친구: 자칼타야~ McDonalds 너희는 어떻게 읽어?

자칼타: '맥도날드'라고 하는데 왜?

외국친구: ㅋㅋㅋㅋ 뭐? 맥도날드? ㅋㅋ 그게 뭐야~~

자칼타: '맥도날드' 틀렸어?

외국친구: McDonalds 라고 해야지 ㅎㅎ

자칼타: 그게 그거지~

 

그 당시에는 왜 이렇게 한국식 외래어 발음이 촌스럽고 창피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외래어들 본토 발음을 몇 번씩 듣고 외래어는 최대한 본토 발음으로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경력이 조금씩 쌓이고 나이가 조금씩 쌓여가다 보니 고집이 세진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이 이런식으로 놀릴 때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외국친구: 자칼타야 한국사람들 KFC를 어떻게 발음해?

자칼타: '케이에프씨'라고 말해~

외국친구: 완전 이상한데~~ ㅎㅎ

자칼타: 한국에서는 '케이에프씨'라고 말하니까 잘 알아둬 나중에 실수하지 말고~ ^^

자칼타: 너희 'Hyundai' 어떻게 말해?

외국친구: '헨다이'~

자칼타: ㅋㅋㅋ '헨다이'가 뭐야~~ '현대'라고 발음해야되~

(저 참 유치하죠? ㅎㅎ)

 


몰론 지금은 그렇게 놀려대는 외국인 친구들은 없습니다. 외래어 역시 그 나라의 문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존중해 주게 되었죠. 실제로 중국에서는 맥도날드를 '마이땅라오', KFC는 '컨더지'라고 합니다. 웃을게 아니라 그 나라의 외래어 표기 방식이 그렇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하던 아내

 

이번 달 말에 1주일간 한국 방문 일정이 있는데요. 요즘 집사람이 갑자기 다시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시어머니, 시아버지 만나려니 긴장이 된다고 하네요. 특히 저희 부모님은 고급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기 때문에 서울 사람들도 쉽게 알아듣기 힘든 수준이라, 아내의 고민이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어머님 왈: 사리야~ 오렌지 주스 좀 봉다리에 너놔라~

번역: 사리야~ 오렌지 음료수 좀 봉지에 넣어 두어라~

 

오렌지는 알겠는데 주스는 뭐고, 봉다리는 뭐이며, 너놔라는 뭘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