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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한국인은 뭐든지 비벼 먹냐고 말하는 외국인 아내

 

인도네시아의 음식 문화는 식탁 위에 각각의 반찬이 놓여있고, 자신의 접시에 공기밥을 담습니다. 그리고 각 반찬에 놓인 숟가락으로 자신의 접시에 각 음식과 반찬을 담아서 먹습니다. 다른 사람이 입에 넣었던 숟가락은 절대 공유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각 반찬마다 퍼 담을 수 있도록 숟가락이 놓여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식당에서 한 컷 찍은 사진

 

여러 반찬을 접시에 담은 후에도 밥 한 숟가락 떠 먹고 반찬을 한 입 먹고 이런 식으로 각 반찬들이 너무 섞이지 않도록 잘 조절해서 먹는 것이 보통입니다. 국물음식의 경우에는 밥 위에 그대로 부어서 먹습니다.

 

중국 유학시절 때부터 듣던 소리!


중국유학시절 세계 각국의 여러 외국인들과 어울려 지냈었습니다. 점심때 같이 밥을 먹으면 자주 듣던 소리가 있는데요. 바로! "한국인들은 왜 뭐든지 비벼먹냐?"라는 말입니다. 함께 식사를 하는 친구들 중 한국인이 3명 있었는데, 저희 셋 다 똑 같은 방식으로 모든 반찬들을 짬뽕시켜서 비벼먹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비벼먹는 문화


한국에서는 국에다 밥을 말아먹고, 된장찌개에 밥을 비벼먹고, 각종 남은 반찬들을 모아서 비벼먹고, 비빔밥은 원래 비벼먹고, 이렇게 몇 가지 음식이 조화를 이루면 자기도 모르게 비비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인들이 비벼먹는 것을 조금 미관상 보기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하지만 한 번 해먹고 나면 따라서 비벼먹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희 집사람도 요즘 항상 저랑 같이 비벼먹습니다. ㅋㅋ)

 

자칼타 비벼먹기에 놀란 외국인 처갓집 식구들


자카르타에 와서 처음에 식사를 하는데, 여러 반찬들이 비벼먹기 좋게 차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공수해온 고추장도 냉장고에 잘 숙성되고 있었고요. 인도네시아 음식에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비벼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몇몇 마음에 드는 반찬들을 접시에 담아 한 입에 먹기 좋도록 찢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고추장 한 숟가락을 넣어서 마구 비빈 후, 맛있게 먹었답니다.

 

외국인 처갓집 식구들은 신기하고 마냥 키득키득 웃고만 있었습니다. 동물원 원숭이가 되는 기분이긴 했지만, 그래도 다들 즐거워하네요. 한 번은 저희 아버지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에 방문을 하셨는데, 식사할 때 가방에서 뭔가 뒤적뒤적 거리시더니 고추장을 떡 하니 꺼내시는 겁니다. 처갓집 식구들은 고추장만 봤는데도 빵 터졌네요.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에 따르라고 했지만, 로마의 법대로 지낸다고 해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국인의 피 인 것은 못 속이는 것 같아요. 저는 요즘도 매일 이렇게 각종 반찬들을 비벼먹고 지낸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