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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약속시간을 잘 안 지키는 인도네시아인

조금 사소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약속시간을 잘 안 지키는 인도네시아인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에도 약속시간 때문에 트러블이 많았는데요. 오히려 아내는 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아~ 이런 것이 바로 문화의 차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교실의 시계!

 

조금 늦으면 어때?

처음으로 아내와 가장 크게 싸웠을 때가 바로 아내가 저에게 "조금 늦으면 어때? 왜 자꾸 재촉하는데?"라는 말을 했을 때였습니다. 저는 약속시간을 항상 중요시 여겼기 때문에 항상 약속된 시간 보다 일찍 도착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는데요. 반면에 인도네시아인 아내는 조금 늦어도 상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학창시절에도, 회사 다닐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창시절 때에도 항상 5~10분 늦는 것은 기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은 그래도 이해가 되었는데, 조금 충격적이었던 것은 회사를 다닐 때도 항상 이렇게 늦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지각을 해도 회사에서 안 짤리는 거 보면 참 신기했는데, 다행히 월급도 잘 오르고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는 눈치였습니다.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아내의 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8명의 친구가 함께 만나는 자리였는데요. 저희는 마침 약속 장소에 볼 일이 있어서 미리 도착해 있었습니다. 약속 시간이 되자 도착한 친구는 단 한 명 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바로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먼저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다 모이면 음식을 시키는데 인도네시아인들은 먼저 온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음식도 시키고 편하게 기다린다고 합니다.

 

답답하지만 적응해야겠죠!

처음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을 때 정말 답답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행정 처리도 정말 느리고, 불필요한 절차가 너무 많았습니다. 약속했던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기본이며, 화를 내면서 싸운 적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살아남는 방법은 이 모든 사람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 환경에 적응 시키는 것이고, 약속 시간 지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원래부터 약속 시간을 크게 중요시 여기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런 생활이 익숙해 진 것 같습니다. 아직도 잘 이해는 안 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최근에는 한국인과의 약속이 있을 때는 아내도 주의해서 빠르게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인도네시아인을 만나는 경우에는 아내가 늦게 준비해도 저는 재촉하지 않습니다.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맞춰가야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