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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인도네시아에서 식사 후 그릇 치우다 민망한 사건

지난 2011년 1월말 아내의 부모님께 결혼 승낙을 받으러 인도네시아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는 인도네시아의 모든 것이 낯설었던 시기였는데요. 그 전까지 계속 장인어른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직접 대면하고 나서는 결혼을 승낙하셨고 저는 2012년 10월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인 사위는 절대 안 된다던 외국인 장인어른 이유는?

집안일은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합니다.

2011년 1월 처음 인도네시아 처갓집을 방문했을 때 마침 춘절(중국에서 설날을 춘절이라고 부름)이라서 모든 가족이 고향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자칼타의 아내는 인도네시아에서도 화교이기 때문에 중국식 명절을 보냅니다.

 

고향까지 약 400km
(고속도로가 없어서 차 끌고 8시간 걸렸습니다.)

 

반갑게 맞아주는 처갓집 식구들

처음에는 어색하면 어쩌나, 한국인 싫어하면 어쩌나, 여러 가지 걱정이 많았는데요. 의외로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고, 한국인을 싫어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하긴 제가 말을 못 알아들어서 몰래 뭐라고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요. ㅎㅎ

 

2011년 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설날

 

식사가 끝난 후, 민망했던 사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가 거의 마무리 되고, 음식이 하나 둘씩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결혼도 안 한 상황에서 이렇게 많은 처갓집 친척들을 다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잘 끝났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저는 저의 빈 밥그릇을 습관처럼 치우기 위해 들고서는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빈 밥그릇 어디에 놔두면 되지?

그냥 놔둬~

(주위의 친척들의 시선이 저에게 몰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중국어를 할 줄 아시는 고모님께서 저에게 말하셨습니다.)

한국에는 직접 정리하나 보지?

아… 네~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려고요~

여기서는 이런 일은 식모가 하니깐 그냥 놔둬~

넵~~

 

고모님과의 간단한 대화가 끝나고 친척들끼리 하하호호 웃으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중에 아내가 저에게 친척들끼리 한 이야기를 들려줬는데요. '한국인들은 집에 식모가 없나봐~' 이러면서 저의 행동이 웃음거리가 되었네요.

 

가정부가 있는 생활이 익숙해져 있어요.

인도네시아의 화교들은 돈 벌이가 부족해도 대부분 직접 가사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부를 한 명 두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집에 상주하는 가정부의 한 달 월급 한국돈으로 약 10만원~15만원 정도 밖에 안 하기 때문이죠. 어릴 때부터 이렇게 자란 분들하고 저랑은 당연히 문화가 다르죠. 한국에서 가사도우미를 두려면 적어도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이런 인도네시아 생활이 너무 편하고 좋기도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