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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야기

북경의 다른 말, 상해의 다른 말, 사천의 다른말?

오늘도 중국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아마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에서는 잘 이해하고 있지만, 30대 후반 그 이상의 기성세대에서는 쉽게 혼동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신 기성세대 분들이 많아서 잘 알 수도 있지만요. ㅎㅎ

2006년 겨울 처음 방문한 만리장성

 

이 에피소드는 필자가 중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방학 때 한국으로 귀국했던 시점에 발생했던 일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중국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쉽게 혼동할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북경 오리를 아시나요?

중국의 유명한 음식 중 한 가지가 바로 북경오리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 같은데요. 오리를 훈제 요리로 기름기를 빼서 만든 요리 인데요. 밀가루 반죽에 싸서 파를 곁들어 춘장에 찍어 먹는 맛있는 음식입니다. 한국 분들도 입에 잘 맞는 음식이라 많은 분들이 중국에 오시면 즐겨 찾는 음식입니다. 북경오리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가 한 가지 있는데요. 중국에 처음 오시는 분들이 '북경오리'는 아는데 '베이징 덕'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북경 오리'의 영문씩 표기법이 바로 '베이징 덕'입니다. 이 글을 보신다면 다음부터 중국에서 '북경오리' 드시면서 '베이징 덕'은 어떠냐고 물어보시면 앙되요~~!!

 

북경 = 베이징, 상해 = 상하이

2006년에 중국에서 첫 유학을 보내고, 2007년 1월 설날에 처음으로 귀국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친척들이 모여서 중국 유학에 대해서 궁금한 부분들을 이야기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사촌 동생들이 많이 어려서 (20살 넘게 차이 나는 동생들도 있어요^^) 숙모들이 중국유학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열띤 토론을 하던 중 재미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작은삼촌: 형님 그 자칼타가 간 그 북경이 어딘교?(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아버지: 그 뭐꼬, 북쪽 어디라던데~

자칼타: 중국 북경 이에요~

막내삼촌: 그럼 그 상해랑은 멀겠네~

자칼타: 네~ 상해하고는 조금 떨어져 있어요.

작은삼촌: 그 뭐꼬 상하이랑 가까운 곳 아니가?

자칼타: 삼촌, 상해가 상하이에요~

작은삼촌: 아~ 글라~

아버지: 중국에 베이징은 어디고?

자칼타: 아버지 북경이 베이징이에요~

아버지: 아닌데~~ 우리 회사에 중국 베이징 애들 많은데~ 북경이라고는 안 하던데~~

 

이렇게 2007년도의 설날 밤은 중국 지명과 중국 생활에 대해서 재미난 토론을 한 것 같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중국 베이징과 북경, 상하이와 상해에 대해서 혼돈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같은 이름입니다.

 

왜 같을까요?

'上海'라는 한자를 그대로 한국말로 표기하면 '상해'가 됩니다. 하지만 중국식 발음인 'Shang Hai'를 한국말로 표기하면 상하이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국도 한자 문화에 속하다 보니 중국 지명에 대한 표기가 잘 못 된 것이 많습니다.

 

표기의 오류는 많고 원칙은 없고!

솔직히 중국어 표기에 대한 원칙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천 요리라고 말하지만 쓰촨(Si chuan)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국의 광저우(Guang zhou)광주로 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션전(Shen zhen)심천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리고 중국의 천안문이라고 다들 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텐안먼(Tian an men)이라고도 부릅니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수도 서울을 '한성(汉城) – 한청(중국발음)'이라고 부르다가 최근에 '首尔(Shou'er) – 셔우얼'로 한국의 서울과 비슷한 발음으로 고쳤습니다. 그 나라의 지명과 문화에 대한 표기법은 그 나라의 언어를 존중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중국의 지명과 고유명사의 표기법에 대한 적절한 원칙을 찾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최근 중국의 문화와 언어가 많이 들어오는 시점에서 혼란을 많이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북경은 알면서 베이징은 모르고, 상해는 알면서 상하이는 모르고, 사천은 알면서 쓰촨은 모르고, 천안문은 알면서 텐안먼은 모르는 참 안타까운 현실을 보면서 어떤 원칙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북경이라고 말하면 한국 사람만 알지만, 베이징이라고 말하면 전 세계인이 통합니다. 사천이라고 말하면 한국사람만 아는 말이지만, 쓰촨이라고 말하면 전 세계인이 아는 언어가 됩니다. 한국어를 사랑하고 소중한 것을 잘 아는 만큼, 다른 나라의 언어도 존중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들이 많이 생겨서 이 전에 작성해 놓은 글들을 예약발송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고 계시지만 답방도 제대로 못 다니고 있어서 너무 죄송합니다. 조금만 이해해 주시길 바래요. 아마도 다음 주 화요일쯤 되어야 조금 풀릴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