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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야기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중국어 광고

최근 별그대 이후로 중국에서 한류의 기운이 더욱 커졌습니다. 한국의 드라마들이 방영하기도 전에 중국 방송매체에 고가에 판권계약이 되는가 하면, 별그대로 스타덤에 오른 김수현씨는 중국에서 수백억의 광고수익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한류열풍이 심해지자 드라마에는 반갑지 않은 광고들이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드라마 중국어 더빙

한국드라마가 중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는 한국드라마에 중국어 더빙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의 중국 진출은 1992년 한중수교를 맺은 다음해인 1993년부터였습니다. 당시에는 방송사에서 한국 드라마 판권을 구입해서 더빙작업을 마친 후, 해당방송사가 드라마를 방영을 하고, 방영이 끝나면 다른 지방 방송사에 콘텐츠를 판매해서 계속 재방송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최초로 진출했던 드라마 《사랑이뭐길래》는 1997년까지 4년간 계속 재방송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 후로도 《대장금》, 《이브의 모든것》, 《겨울연가》, 《가을동화》 등이 중국에서 더빙 방송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경우에는 중국에서 막장드라마의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장서희씨가 중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중국에서는 《귀가의 유혹 - 回家的诱惑》이라는 비슷한 복제판 아내의 유혹을 제작하게 되었는데요. 배우 추자현씨가 주연으로 출연하여 당시 이슈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불법 DVD와 동영상 사이트로 확대

더빙판 드라마의 출시만 기다리던 시기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는 불법 DVD와 동영상 제공 사이트에서 불법으로 한국드라마가 중국국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필자가 중국에 유학간 2006년도만 해도 인터넷으로 실시간 동영상을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대부분 불법 DVD를 구매해서 한국드라마를 시청했는데요. 드라마가 종영되는 동시에 DVD로 출시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로는 요우쿠(youku.com), 투또우(tudou.com)등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유투브를 중국에서 차단함으로써 중국 내수 업체인 요우쿠와 투또우의 성장이 급속도로 이루어졌습니다. 2008~2009년까지만해도 드라마 한 회가 끝나면 1주일 내에 자막 영상이 올라오는 수준이었는데요. 2010년 이후로는 한국에서 한 회의 방영이 끝나면 다음날 바로 중국어 자막의 한국 드라마가 올라올 정도로 급속도로 빨라졌습니다.

 

동영상 사이트에 판권 판매

불법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제공하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최근에는 정식으로 판권을 구매하여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대형 동영상 사이트들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을 하고, 바이두 같은 중국 대형 포털사이트에서도 爱奇艺(iqiyi.com)같은 자체 동영상 제공 사이트를 자회사로 설립하기 시작했는데요. 상장기업이다 보니 이미지 때문에 이상 불법으로 제공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의 요청도 있었겠죠.

 

어째든 한국의 드라마들이 중국에 본격적으로 판권비를 받고 대량 수출할 있는 계기가 것은 사실입니다. 드라마 쓰리데이즈의 경우에는 방영이 시작되기도 전에 중국에 판권계약을 마쳤는데요. 회당 5000만원의 고가에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한국드라마의 판권비 가치는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연예인의 중국 인지도로 결정이 되는데요. 그렇다 보니 가끔씩 정말 드라마 같지도 않은 드라마가 한국에서는 최악의 시청률이지만 해외에 비싸게 판매되는 것입니다. 물론 연기 하는 아이돌도 요즘 많이 나오고 있죠.

 

드라마에 나오는 중국어 광고

이렇게 한국 드라마의 중국진출이 잦아지다 보니 최근 조금 이상한 광고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전만 해도 이렇게 중국 광고가 직접 제작지원 광고로 노출된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요. (물론 제가 못 본 것들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최근에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중국어로된 광고들이 드라마 끝나는 시점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필자가 발견한 몇 몇 드라마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에는 Newlife(新生活集团)이라는 광고가 제작지원으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Newlife는 중국에서 1994년에 창립된 화장품기업입니다.

 

쓰리데이즈

드라마 '쓰리데이즈'에서는 Taobao App(手机淘宝)가 제작지원으로 광고가 노출되었었습니다. Taobao App는 중국 타오바오 사이트의 모바일버전입니다. 타오바오는 중국에서 가장 큰 인터넷 오픈마켓 사이트입니다.

 

닥터 이방인

타오바오(설명 생략)

 

드라마 '닥터 이방인'에는 J.estina의 광고가 중국어로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J.estina는 한국의 패션 악세서리 브랜드 업체인데요. 주식회사 로만손에서 창업한 브랜드로 소녀시대가 홍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인기 브랜드 입니다.

 

J.estina의 소녀시대 화보

 

닥터 이방인에는 중국어로된 광고가 3개나 나오네요. CHOISKYCN (俏十岁科技面膜)은 2010년에 설립된 화장품업체입니다. 해당 광고는 이 화장품 업체의 마스크팩을 홍보하는 광고네요.

 

드라마가 끝날 쯤에 나오는 그런 광고 외에도 드라마 내에서도 제작 지원 광고 상품들을 볼 수가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타오바오 APP는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노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타오바오 어플리케이션이나 사이트를 검색하면 한국어 사이트나 한국어 설명은 노출되지 않습니다. 과연 어디에 쓰는 광고일까요? 당연히 드라마의 중국 방영을 생각한 거겠죠?

 

 

이대로 괜찮을까요?

예전에 중국에서 트랜스포머를 보는데 중국 우유가 나와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중국 업체에서 제작지원을 해서 중국 현지에 상영하는 영화에만 추가적으로 넣은 부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 국내에 방송하는 드라마에도 이렇게 버젓이 중국상품의 광고가 노출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아무리 제작 지원을 받아서 드라마를 제작한다고 하지만, 돈 앞에 너무 치졸해 보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트랜스포머처럼 중국 PPL광고 삽입 분량을 따로 만들어 놓고, 중국에 보낼 때 따로 삽입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식으로 한국에 진출한 기업이 광고주로 노출되고 한국어나 영문으로 표기된 광고가 노출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중국어 그대로 제작지원 업체 광고가 노출되는 것은 조금 이해가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