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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 추억을 하나 블로그에 남길까 합니다. 저희 아버지 이야기 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부족한 것이 참 많은 아이였습니다. 동내 말썽꾸러기였고 공부는 참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집안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는 항상 바쁘게 사셨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따뜻한 밥을 먹거나 대화를 나눠본 적이 거의 없이 자랐습니다.

 

칭찬에 인색하셨던 아버지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저에게 '잘했다'라는 말을 해 본적이 없으신 분입니다. 정말 무뚝뚝하신 분이었죠. 경상도 남자들은 다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 주변에 다른 친구들은 아니었거든요. 중,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 아버지가 오히려 내 아버지 같고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는 커 가고, 아버지의 나이도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군 입대 전 조선소 막노동 시작!

대학교에 입학 한 후, 대학교 생활에도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들 신나게 놀 것 만 같았는데, 학교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뿐이었습니다. 함께 놀 친구들이 없으니 하루 종일 PC방에서 나날을 보내며 대학교 1학년 생활은 1~2과목을 제외하고는 다 F를 받고 휴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조선소에서 찍은 사진들

 

휴학을 하고 시작한 것이 바로 조선소 막노동이었습니다. 첫 달 월급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135만원 ', 당시 일당 45,000원이었는데요. 처음으로 내 힘으로 힘들게 번 돈이라 정말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단순노동업무는 단순보조에서 자재관리를 하게 되었고, 도면을 보고 제조에 문제가 있는지 검토를 하는 QA공정관리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 6월 23일 군 입대 날짜였는데, 6월 20일까지 업무를 하고 3일 쉬었던 것 같습니다.

 

빠른 성정에는 아버지의 도움이 컸습니다.

당시 아버지가 현장 이사로 있었기 때문에 다른 분들에 제가 빨리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해 줬던 것 같습니다. 도면도 빨리 배우게 되었고, 업무도 빨리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의 천직이라고 생각할 만큼 빨리 배운 것 같습니다. 조선소 업무는 공부도 참 재미있었던 것 같고요.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가족의 따뜻한 정을 못 느껴보고 자랐지만, 낳아주고 길러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분들이기에 군입대 전, 집에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서 그 동안 모은 돈으로 집에 세탁기와 냉장고를 바꾸고 남은 돈을 집에 맡기고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아들 자랑하고 다닌 우리 아버지!

군대를 제대한 후, 1주일 만에 다시 조선소에서 근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대한 후 다시 일을 할 때에는 일을 하는 목적이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중국 유학을 위한 꿈이 생겼던 것이죠. 다시 일을 하게 되면서 아버지 친구들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친구: 자칼타, 다시 왔나?

자칼타: 네~ 군대 잘 마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ㅎㅎ

아버지 친구: 그래, 그때 니 군대 갈 때 느그 아버지 술먹고 얼마나 울던지, 난 니 죽은 줄 알았다 아이가~

자칼타: 흠...... 그러실 분이 아닌데요~ㅎㅎ

아버지 친구: 그 때 니 세탁기랑 냉장고 사 주고 갔다메~

자칼타: 아~ 넵, 군대 가는데 뭐 돈도 필요 없고 그래서요~

아버지 친구: 느그 아버지 그거 얼마나 자랑을 하던지 아나? 몇 달을 그 얘기 하더라~

자칼타: …….

 

저는 눈시울이 붉어져서 더 이상을 말을 이을 수 없었습니다. 그 뒤에도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알고 보니 아버지가 저의 칭찬을 그렇게 많이 했다고 합니다.

 

변한 건 없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몰랐던 그 때나,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있는 지금이나, 아버지와 저 사이에는 아무런 변화는 없습니다. 지금도 통화를 하면 '잘 지내죠~'라는 뻔한 말 한마디뿐입니다. 하지만 아버지도 잘 아시겠죠? 제가 얼마나 많이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마음속으로 말했는지……

오랜만에 예전 조선소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다가 사진들을 보다가 옛 추억들이 떠올라 이렇게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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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31 08:04

    비밀댓글입니다

  2. Favicon of https://newday21.tistory.com BlogIcon 새 날 2014.05.31 10:16 신고

    아버직들은 모두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지금 아버지가 되어 있지만, 자칼타님처럼 아이에게 속을 잘 못 내비치겠더군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게 되면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를 서서히 깨달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슴 뭉클한 얘기 잘 보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s://papam.net BlogIcon PAPAM 2014.06.01 02:21 신고

    우리내 아버님 자화상이죠..
    옛날 생각납니다..

  4. Favicon of http://01047680992.tistory.com BlogIcon 가을사나이 2014.06.01 08:40 신고

    아버지는 표현하지 않은 속깊은 정이 따로 있죠

  5.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14.06.02 04:50 신고

    아버지의 진짜 표정은 등을 돌렸을 때 나타나나 봅니다!
    우리 아버지도 참 무뚝뚝하셔요!
    며느리와 악수하시는 분입니다! ㅋㅋㅋㅋㅋㅋ

  6. Favicon of https://www.ibagu.co.kr BlogIcon 이바구™ - 2014.06.03 16:31 신고

    우리 아버지들이 먹고 살기에 바빠서 표현에 인색했지요.
    특히 경상도는 더 심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유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저를 포함한 경상도 머시마들은 좀 더 살갑게 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