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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문패 만들고 장모님께 점수 좀 땄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주소만 가지고 집을 찾기 매우 힘들게 되어있습니다. 길도 복잡하고 주소 표기도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정말 복잡합니다. 최근에 지어진 주택단지들은 집집마다 번지 표기가 잘 되어 있지만, 오래된 집의 경우에는 번지 표기가 없어서 쉽게 찾기가 힘듭니다.

 

저희 처갓집 역시 자카르타에서 90년대 초에 구매한 집이라 옛날 집에 속하는데요. 번지 표기가 되어있지 않아서 주문한 택배 직원이 수시로 전화가 오고 위치를 물어보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불편한데도 번지 문패를 달 생각을 못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맥가이버 자칼타가 나섰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온 이후로 많은 집안 일들을 한 것 같습니다. TV리모컨 수리, 샤워기 설치, 벽에 못 박기, 문 손잡이 교체, 가구 수리 등 처갓집에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ㅋㅋ

 

3일간 틈틈이 만들어서 겨우 완성했네요. 원래는 표본을 만들고 목공예처럼 틀을 파낼려고 했는데요. 번거롭다고 아내가 적극적으로 말렸습니다. 그래서 유성팬으로 이렇게 색칠만 간단히 했습니다. 양쪽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베니쉬를 3번 덧칠해서 완성했습니다.

 

 

RA는 블록이라는 뜻이고요. 그래서 12번째 블록의 15번지라는 뜻입니다. 인도네시아에는 이렇게 번지를 표기하네요. 한국식 문패처럼 장인어른의 성함을 넣을까도 생각했었는데, 인도네시아는 그렇게 하는 집 없다고 말렸습니다.

 

잘 만든 건 아니지만 이렇게 붙여놓으니 쉽게 찾아올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사실 그렇게 퀄리티 있고 디테일하게 만든 것은 아니라서 조금 창피하긴 한데요. 장모님이 이걸 보시더니 연속 3회 감탄(와~ 와우~ 와~우~)을 하시고 극찬을 해 주셨답니다.

 

8월에 대공사 예정이 있습니다.

지난 1~2월에 홍수로 약 한 달간 1층을 사용하지 못한 적이 있었어요. 매년 1~2주는 이런 식으로 사용을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내년에는 이런 힘든 일이 없도록 바닥을 약 70cm높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마 큰 공사가 될 것 같은데요. 바닥을 높이면서 집 안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전면적으로 손보기로 했어요.

 

앞으로 인도네시아에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해 놓고 나면 나중에 떠나더라도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 암튼 실력발휘도 하고(사실 저는 이런 작업할 때 스트레스가 쫙 풀려요 ㅎㅎ), 장모님께 점수도 따고, 맛있는 음식도 먹게 되어 일석삼조의 혜택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