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한국사람의 얼굴은 원래 네모나다?

지난 토요일 자카르타에서 아내의 외사촌언니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그쪽 집안 친척들은 지난 해 외할아버지 장례식이 있었을 때 간단히 인사만 했던 분들인데요. 참 재미있었던 것은 이 분들이 자신이 '한국의 민족'이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는 바로 김(金)씨 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김씨성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한 혈통의 후손이라는 것은 맞지만, 김씨 혈통이 한국과 중국으로 갈라진 지는 이미 2000여년 전의 일이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도 참 애매합니다. 그렇다고 그 친척분들 아버지, 할아버지 아니 그 선조가 한민족(韓民族)인 것도 아닙니다.

결혼식날 깔맞춤 하신 친척들

 

아무튼 그래도 저를 같은 가족으로 생각해 주시고 같은 민족으로 생각해 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 이후로도 저만 보시면 항상 '우리는 같은 한국의 민족이야~'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를 처음 본 외숙모의 반응

결혼식이 끝나고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아내가 외숙모와 공유를 하고 있는데요. 재미는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외숙모께는 저의 얼굴 생김새를 보고 뭔가 수상한 낌새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대화내용 한 번 보실까요? ^^

 

외숙모: 저기 사리(자칼타 아내)야~

사리: 네 외숙모~

외숙모: 한국 사람들은 얼굴이 다 네모형이라고 하던데?

사리: 음… 잘 모르겠는데요~

외숙모: 한국 갔다 온 사람들이 다 그러더라, 한국 사람은 얼굴이 다 네모형이라고~ 턱이 갸름한 달걀형의 얼굴은 다 성형수술을 한 거래~

사리: 아~ 넵~~

외숙모: 혹시 너희 남편도 성형수슬을 한 거니?

사리: 아니요~ 자연산이에요 ㅋㅋ

 

이 이야기가 끝나고 아내는 저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깔깔 빵 터져버렸습니다. 그리고는 '한국의 성형수술이 인도네시아에 까지 이렇게 와전되어 있네~'라고 말하더군요. 맞습니다. 한국의 성형수술에 대한 이야기는 중국에서 수도 없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거의 모든 중국인들이 저에게 한 번은 물어봤을 이야기가 '한국에 잘생긴(예쁜) 사람들은 다 성형수술 한 거야?'입니다.

한국의 후손이라고 말씀하시는 친척분들

 

억울하지만 자연산입니다.

솔직히 저보고 성형수술 한 거냐고 물어보신 분은 이 외숙모 한 분뿐인 것 같습니다. 성형수술을 했다고 말하기에는 정말 억울할 정도로 일반 적으로 생겼어요. 아니, 일반 이하로 생겼습니다. 그래도 외숙모가 성형수술 한 거냐고 물어본 의미가 잘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시니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이런 경우를 또 겪을지는 모르겠지만, 제 아내 이외에 저 보고 잘 생겼다고 하는 사람은 처음 봤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