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과 합법의 경계에 있는 인도네시아의 도박 문화

인도네시아는 국가에서 도박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도박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는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은 인도네시아에서 도박을 금지하는 배경은 바로 이슬람문화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는 율법으로 금기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 Maisir(마이시르)라는 것이 투기성 행위를 금지한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흔히 Haram(하람), Halal(할랄)은 이미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Riba(리바) = 이자, Maisir(마이시르) = 투기는 처음 들어보신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슬람에서 도박 외에 금기하는 것들은?

이슬람 문화가 강한 인도네시아는 도박 외에도 금기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강하게 금지하는 것이 바로 도박입니다. 

Haram(하람) = 금기

얼마 전에 인도네시아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는 농심이 라면에서 돼지고기 성분이 나와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슬람에서는 Haram(하람)이라고 하여 금기시 하는 것이 있습니다. 돼지고기, 술, 포르노 등과 같은 것들이 있는데, 고기의 경우에도 육식동물은 다 하람에 속합니다. 그래서 이슬람에서 허용하는 것 이라고 하는 Halal(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 많은 식품업체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람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것들은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Riba(리바) = 이자

이슬람에서는 노동을 하지 않는 댓가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은행에 예금을 하고 이자를 받는 행위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렇다고 인도네시아에 은행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슬람 율법에 민감한 종교인들을 위해 이자가 없는 은행도 존재합니다.

Gharar(가라르) = 불확실성 투자

명확한 개념은 아니지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투자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증권/선물/옵션 같은 것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렇다고 인도네시아 증시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닙니다. 인도네시아 증시 시가총액은 원화 약 500조 규모로 한국이 1200조 정도 되니까 한국보다 작지만 경제 수준에 비해서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율법으로 금기되어 있는 것도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개방을 하는 것들이 매우 많습니다. 또한 이슬람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종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어 법적으로 금지하지 않는 것 또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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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ir(마이시르) 또는 Qimar(끼마르)

결과를 알 수 없는 일에 가치가 있는 화폐나 물건을 걸고 운에 따라 보상을 받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를 Judi(주디) = 도박 이라고 칭하는데요. 인도네시아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도박행위 외에도 복권까지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율법에 금지하고 있더라도 국가적인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법적인 규제 안에서 풀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복권 같은 경우에도 몇 번은 인도네시아에 세수차원에서 만들자는 말도 많았습니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도박은?

도박을 법으로 원천 금지하고 있지만 놀이문화와 도박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일상생활에서 도박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박이냐? 아니냐?는 재화를 걸고 하느냐? 놀이로만 하느냐?의 차이인데, 대부분 소액의 금전을 걸거나 식사내기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포커, 짭사수순, 삼봉, 체스, 다트 등 다양한 놀이를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율법이 엄격한 아체주의 경우에는 이러한 놀이를 즐기다가 체포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도박(사행성)게임 산업은 어떠할까?

최근 인도네시아 안드로이드 게임 매출 순위를 보면 도박 게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텍사스홀덤, 슬롯, 도미노, 짭사등 10여개의 게임이 100위권 매출을 내고 있으며, 글로벌 포커 게임인 Zynga Poker(젠가 포커)의 경우에는 이미 몇 년째 10위권에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게임입니다.

사실 이런 게임이 순수 게임으로만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닙니다. 게임 머니를 사고파는 블랙마켓이 존재합니다. PC방과 각종 포럼에서 이루어지는 블랙마켓에서는 게임 통해 수십억 루피아를 유통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블랙마켓이 자리잡은 게임들은 높은 매출을 계속 유지하게 되고 후발주자들이 들어고 힘든 시장이 됩니다.

현지 회사들도 도박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언제 제재를 가할지 모르기 때문에 법인을 싱가폴이나 해외 다른 국가에 두고, 서버의 경우에도 AWS로 싱가폴에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리의 닭싸움

인도네시아에에서 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애매하게 즐기는 전통 도박문화가 있습니다. 바로 발리의 닭싸움인데요. 닭싸움은 돈을 걸고 운으로 보상을 받는 명백한 도박행위이지만 발리의 전통 문화라고 보기 때문에 법으로 제재를 가하기 애매한 문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래는 순수하게 마을 대항전처럼 진행되던 전통 문화가 요즘은 도박적인 성향이 매우 강해져서 큰 판돈의 도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에 정부에서는 발리의 닭싸움을 도박행위로 보고 법적으로 처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는 강력하게 조치를 취하지는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명절에 하는 고스톱이 도박으로 볼 수 있음에도 명절에 경찰들이 단속하고 다닐 수는 없는 정도의 수준인 것 같습니다. 

카지노가 개방될 가능성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바탐 지역에 카지노 리조트를 개발하겠다는 이슈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발리에서도 그런 이슈가 떠 돈적이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합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카지노 리조트 사업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사실 싱가폴과 인접한 바탐지역과 세계적인 관광지인 발리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장을 만들게 된다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 문화에 먹칠하는 대통령으로 남을 수도 있어서 총대를 맬 수 있는 대통령은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합법화된 리조트 개발이 시작된다면 무조건 투자해야 겠네요 ㅎㅎ

인도네시아는 법적으로 도박이 금지되어 있는 나라이며, 법으로 본다면 가위바위보로 점심 내기를 해도 불법에 해당하고, 심하게는 태형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도박게임은 인도네시아에서 게임과 도박의 경계선에서 많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강력히 제재를 하는 것과 불법이지만 묵인하고 있는 것이 공존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과 달리 아직은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나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