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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사회│문화

너무나 잔혹한 인도네시아의 인민재판(군중재판)

인도네시아 현지 직원과 점심 식사를 하다가 인도네시아 인민재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인민재판은 군중재판(Main Hakim Sendiri)이라고도 하는데, 윤리 또는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발견하면 시민들이 직접 그 사람을 처벌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10년 전 중국에 살 때에도 이런 인민재판 사례를 빈번히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역시 잘 못 된 행위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많이 줄어들었던 것 같습니다. 점점 다른 사람의 삶에 관여를 하지 않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이런 인민재판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수준이 점점 잔혹해지고 있어서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인 피해사례를 접한 적은 없지만 늘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은 인도네시아인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한 매체가 ‘인도네시아의 교통정체가 심한 이유’라는 영상이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고가도로에서 한 오토바이가 갑자기 오토바이를 세우고 아래를 바라봅니다. 뒤에 있던 오토바이도 무슨 일인가 오토바이를 세우고 같이 바라봅니다. 이렇게 한 명 두 명 모이더니 1분만에 도로가 막혀버리는 영상입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이었습니다. 


25초부터 감상


지난 2017년 11월 13일에 발생한 인민재판
이 사건을 접한 인도네시아인 직원은 정말 치를 떨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본인도 타겟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건은 꼬스(한국의 고시촌과 흡사)의 입구에서 한 남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가 봉변을 당한 사건이었습니다. 한 커플이 벤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가 지나가던 한 시민은 이 커플이 성관계를 맺었다며 주변사람들의 동조를 얻기 시작했고, 집단 구타를 하고 심지어 옷까지 벗겨 길거리를 횡보하며 핀잔을 주도록 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여성의 속옷까지 다 벗겨 버리며 동영상을 촬영하며 깔깔 웃는 모습까지 촬영되었습니다.

수십명이 뒤를 따라다니며 동영상을 촬영하고 나섰지만 아무도 이들을 저지하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이 영상이 공개되고 나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결국 주동한 용의자를 체포하는데까지 성공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 커플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이었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현재는 정신적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소매치기범을 불에 태워버린 사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인근 도시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오토바이 소매치기를 당한 사람이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고, 주변에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범인을 쫒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멀리 도망가지 못해 잡힌 범인은 심한 구타를 당하다가 화가 극에 다다른 한 시민이 오토바이 기름을 부어 화형에 처하는 결과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외에도 초등학교 흉기난동범이 군중의 구타로인해 현장 사망한 사례도 있고, 소도둑을 불에 태워죽여버리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앞서 발생한 꼬스 사건만 해도 지나가던 행인의 한 마디로 결혼을 앞두고 있던 한 예비부부의 인생이 망가져버렸습니다. 한 번은 가사도우미가 물건을 훔쳤다고 군중에 의해 구타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 역시 알고보니 물건을 훔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인민재판 앞에서는 보호받아야 할 시민의 권리가 무용지물이었던 것입니다. 

이슬람의 문제는 아닙니다.
외신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이런 문제를 이슬람 강경세력에 의한 의도적인 행위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뉴스를 만들어내는 나라들은 IS의 타겟이 되어 있는 서양국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나라의 도덕적인 발전에 있다고 봅니다. 이미 많이 개선된 중국도 도시 외곽으로 넘어가면 아직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인도같은 곳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필수 교육 과정을 수료한 인구가 많아질 수록 점차 개선될 수 있는 문제일 것 같습니다. ( 적어도 20~30년은 걸리겠네요.)

항상 조심해야...
인도네시아에서 외국인이 이런 인민재판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은 거의 발생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들어본 것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비교적 안정권에 있으며, 대형몰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