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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

동요 '기찻길 옆 오막살이'들어본 적 있으세요? ♬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칙 폭 칙칙 폭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기차소리 요란해도 아기 아기 잘도 잔다♬ 자칼타가 어릴 적 살던 동내 역시 이런 기차가 지나다니는 동내였습니다.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려 보면 아파트 베란다에서 주 변을 둘러보면 논이고 밭인 그런 곳이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가방을 집에 벗어 던지고는 친구들과 함께 논에 가서 개구리도 잡고 물고기도 잡고 놀았습니다. 주기적으로 지나다니는 기찻길에는 돌맹이와 동전을 올려놓고 몰래 숨어서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렸던 개구쟁이 시절이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 기차를 타고 아내의 고향을 방문하면서 기차의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마치 제가 살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기차의 매력은 바로 느리게 가는 추억의 여행인 것 같네요. 비록 450km정도의 짧은 거리의 여정이지만 한국의 새마을호와 같은 수준의 기차라 도착하는데 까지 7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중간에 고장 나서 잠시 수리도 하고요.

 

인도네시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

어린시절 추억의 기찻길 옆 오막살이는 이제 옛 사진에서나 간간히 볼 수 있는 장면이 되었지요. 일부 지역에서는 기차는 다니지 않지만 기찻길과 옛 집터들을 보존하여 관광지로도 활용하고 있따고 합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직 쉽게 기찻길 옆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수도인 자카르타에서도 기찻길 옆에는 비민촌이 형성되어 있어서 많은 분들이 위험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곳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기찻길 옆 빈민촌

 

기차 창문을 통해서 바라본 기찻길 옆 생활

자카르타에서 출발한지 10분쯤 지났을까요? 기찻길 옆으로 많은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뛰어 노는 아이들도 보이고 앉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 낮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 분주하게 논과 밭으로 나서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매일 다니는 기차 생각되겠지만, 저의 눈에는 참 생소한 장면이었습니다.

기차 창문에서 바라본 인도네시아

 

조금 안타까운 것은 이런 위험한 공간에 아무런 보호시설을 갖추지 않은 상태로 많은 어린아이들이 기찻길 옆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마치 저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당시 위험했던 기억들도 떠올랐습니다. 어릴적 저의 장난은 기차가 탈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놀이였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고요. 한 나라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인도네시아도 빨리 발전해서 이런 어린 아이들이 위험한 놀이터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하네요.

 

 

요즘 KTX의 등장으로 서울과 부산이 2시간 반 거리로 단축되었습니다. LTE가 보급화 되면서 '빠름 빠름~' 더 빠르게 2000년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무 빠르게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가끔은 느린 완행열차를 타고 칙칙폭폭 기차여행을 한 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