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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16년 전 상장폐지의 뼈아픈 경험

 

내가 주식투자를 처음 접한 것은 2007년 무렵이었다. 
당시 대학교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있었기에 
실전 주식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학생 때 무슨 큰돈이 있다고,
그래도 아껴 모아둔 300만 원을 종잣돈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나름 금융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어설프게 포트폴리오도 짜면서 책으로 본 고수들을 흉내 내고 있었다. 


100만 원은 우량주 - 초장기 투자
100만 원 성장주 - ~ 6개월 스윙투자
100만 원 - 단타 투자


200만 원은 안정적인 곳에 투자를 하고,
나머지 100만 원으로 단타를 하며
경험을 쌓겠다는 목표였다. 


초심자의 행운이 있었을까?
월평균 20~30만 원을 벌었던 것 같다.


그렇게 반년이 흘렀고,
어느덧 나는 우량주, 성장주는 개뿔
테마주만 쫓아다니는 투기로 전락해버렸다. 


2007년 당시 대선의 영향으로 
이명박 테마주에 관심이 생겼고, 
테마주로 이슈가 된 시점에는
이미 늦은 시점라는 것을 당시에는 몰랐다. 


그렇게 들어간 테마주는 연일 하락했고,
우량주, 성장주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던 종목을 매도해서
급락한 테마주를 열심히 물타기 하기 시작했다. 


꽃을 꺾어 잡초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렇게 물타기 한 종목은 


-10%
-30%
-50%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내려갔고,
그래도 손실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계속 들고만 있었다. 


그리고......


대주주 횡령 이슈가 터졌고,


결국......


상장폐지되었다. 


나의 짧고 굵었던
1년간의 주식투자의 막이 내렸다.


물론 그 뒤로 주식투자는 멈추지 않았고,
17년이 지난 지금도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그때 상장폐지되었던 주식은 
지금도 주식잔고를 확인해 보면 사라지지 않고 기록되어 있다.


오히려 그때 잃은 300만 원은
나에게 큰 교훈을 주었고, 
지금도 그때 일을 잊지 않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되었다. 


초심자의 행운은

매월 20~30만 원을 벌게 해준 것이 아니라,
나의 종잣돈 300만 원을 모두 잃게 해 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