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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년간의 중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2013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 생활이 시작되었다. 중국에서 만난 인도네시아인 아내와 함께 인도네시아로 입국한 것이라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이방인이 낯선 땅에 적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와 같이 1년 동안 에센셜오일 사업을 만든 후, 나는 사업을 아내에게 맡기고 스타트업 회사의 공동 창업자(co-founder)로 참여하게 되었다. 함께 시작해서 공동 창업자지 사실상 월급받는 직원에 불과했다. 다만 중국에서 갈고닦은 IT업계(게임분야)의 노하우는 이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는 이유였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 사회생활이 시작되었다. 중국에서 유학해본 경험이 있기에 외국어를 하나 더 배우는 것은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초기부터 통역자가 배정되었고, 언어보다는 실무가 더 중요했기에 언어는 뒷전이 되었다. 심지어 집에서도 아내와 중국어로 대화를 하다 보니 인니어를 배울 기회는 점점 더 사라져 갔다. 

코로나 이후로 회사도 불안정한 상태가 되었고, 수 많은 벤처캐피털(VC) 회사가 인도네시아에 투자하였지만 대부분 엑스트에 실패하였다. 그렇다 보니 인도네시아는 스타트업의 무덤이 되었고, 투자가 점점 끊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나의 미래는 점점 더 불투명해져 갔다. 


만약 이 회사를 떠나 다시 사업을 하거나 취업을 한다면? 가장 시급한게 인도네시아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마침 아는 지인이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진행하는 무료 BIPA 과정을 추천해 주었다. 당시 이미 4기가 끝난 시점이었기에 5기 BIPA 과정이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학교 BIPA 과정을 들어볼까 고민도 했었지만, 위치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5기를 기다리며 2~3개월간 혼자 틈틈이 인도네시아어를 혼자 공부하고 있었다.


드디어 5기 모집이 시작되었다. 

5기 모집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고가 올라왔고, 빠르게 마감이 된다고 전달 받았기에 즉시 신청을 했다. 1급~6급 과정이 있었고, 이 전에 수료증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반드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교재를 미리 확인해 보니 3급 정도는 가능할 것 같아서 3급을 접수하게 되었다. 레벨 테스트는 다행히 어렵지 않았다. 71점 중에 31~45점을 받으면 3급으로 평가된다고 한다.

테스트 지문은 처음에는 쉬웠는데, 갈 수록 문법적인 부분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도 인도네시아에 10년간 살았던 짬이 있어서인지 오히려 독해는 쉬운 편이었다. 본문 내용을 보면서 끼워 맞추면 된다.


3급 E반으로 배정 받았고, 드디어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사실 첫 수업이 너무 어려웠다. 교과서를 펼쳐보니 모르는 단어 투성이었고, 모르는 단어를 하나씩 찾아 해석을 하다 보니 어느덧 책 대부분의 공간이 빨갛게 물들어갔다. 수업 시간은 토요일, 일요일 각 15:00~17:00(인도네시아 시간) 2시간씩 진행되었지만, 나는 점심 식사 후 13:00부터 예습을 했고, 수업이 끝난 후 18:00까지 단어 정리를 하였다. 


내가 레벨을 잘 못 들어온 것일까?

후회도 했었다. 레벨을 한 단계 내려야 했을까? 하지만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할 시간이 없었다. 마음이 급했다. 40살 나이에 내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결국 나의 개인적인 시간의 희생이 필요했다. 평일 내내 얼굴도 보기 힘든 아빠를 주말에도 같이 못 놀고 있는 7살짜리 자식에게도 미안했다. 이렇게 나의 꿀 같은 주말을 10시간이나 투자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행운이 있었다. 


너무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긴장도 되고 두려움도 있었다. 특히 2시간이 너무 지루하고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극 E 성향의 선생님이 수업 분위기를 너무 위트있고 재미있게 이끌어 주셔서 항상 2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로리따 - Lolitha Saur Andrawina 선생님 감사합니다. ^^)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 본 적이 있었나?

중국 유학 생활을 했던 나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중국어를 잘 할 수 있을까요?”였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 머리가 굳어서, 더 이상 언어를 배울 수 없다.'고 말하는 주변 지인들도 많았다. 하지만 사실상 나이 60세 전에 우리 뇌는 생각 이상으로 생생하다. 언어를 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언어학습에 절대 시간을 더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언어는 뒷전이 된다. 회사 업무가 더 우선이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더 우선이고, 여행을 가는 것이 더 우선이고, 심지어 지인들과 술먹는 것도 공부보다는 우선이 된다. 즉, 시간이 없다.  

이렇게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의 BIPA 과정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가득찬 나에게 또 한번의 도전의 기회를 주었고, 이 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나의 뇌의 루틴이 조금 바뀌었다고 생각된다. 뇌는 정말 귀차니즘으로 가득 차 있는 기관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면 고통을 준다. 그 고통이 다시 루틴이 될 때까지 말이다. 

이제 5기 과정이 끝났고, 마지막 기말고사만 앞두고 있다. 하지만 나의 인도네시아어 공부는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이미 4급 책을 제본 하였고, 내년 3월에 있을 6기 과정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미리 몇 개월간 예습을 한 번 해보려고 한다. 

 

지금도 인도네시아어 열공하는 사람들 화이팅!

 



전체적인 수업의 구성은 이렇다.

교재는 BIPA 1~7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도네시아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웹사이트에서 PDF로 다운로드 받아서 프린트 해 사용하면 된다. 

다운로드 링크 

각 레벨의 교재는 Unit 1~10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업은 매주 2회, 회당 2시간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중간에 약 10분간 휴식 시간을 갖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 

대략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0주차 - 오리엔테이션
1주차 - Unit 1, Unit 2
2주차 - Unit  3, Unit 4
3주차 - Unit  5, Unit 1~5 복습
4주차 - 중간고사( Unit 1~5), Unit  6
5주차 - Unit  7, Unit 8
6주차 - Unit  9, Unit 10
7주차 - Unit 6~10 복습, Lomba(대회) 영상 제출
8주차 - Lomba(대회) 오프라인 대회, 기말고사(Unit 6~10)

Lomba(대회)는 수료증을 받기 위한 필수 과정임으로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수료증이 따로 필요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다음 기수에서 레벨테스트를 받지 않으려면 수료증이 필요하다. 수료증은 출석, 태도, 중간고사, 기말고사, Lomba 점수를 종합하여 수료증 점수가 발급된다. 

중간, 기말고사도 어렵진 않다 수업에서 나온 지문들이 문제로 출제되는 방식이며, 복습 수업 때 선생님이 시험문제에 대한 힌트를 주신다. 그걸로 한 번 더 공부하면 큰 어려움은 없다. 그리고 다음 기수에서 현재 들었던 레벨의 한 단계 위의 레벨을 레벨 테스트 없이 선택할 수 있으며, 만약 다음 레벨을 건너뛰고 그 위로 올라가려면 또 레벨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Lomba(대회)는 시 낭독, 구연 동화, 노래부르기, 광광지 홍보 이렇게 5가지 종류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3분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제출하면 된다. 5기 Lomba 공모 내용 참고 - 다운로드

6기 모집 예상 시기?

주한인도네시아에서 주최하는 BIPA과정은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osspika.seoul 에서 모집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 빠르게 마감되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해서 잘 확인하면 될 것 같다. 

5기 모집 - 2023년 9월 19일
4기 모집 - 2023년 3월 22일
3기 모집 - 2022년 9월 8일
2기 모집 - 2022년 3월 21일

역시 기수 모집 시기를 참고하면, 다음 기수인 6기의 경우에는 2024년 3월 20일 정도에 모집 공고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리 캘린더에 기록해놓고 놓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