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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일상│여행│음식

외국인 장인어른이 만든 김치, 그 결과는?

지난 번 포스팅에서 저희집 장인어른께서 김치를 만드시려고 준비 중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외국인 장인어른의 특별한 김치사랑? 제가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서 아내에게 중국어로 설명해 주었고, 아내가 다시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하여 최종 레시피는 이미 전달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장인어른께서는 각종 재료들을 공수하기 시작하셨는데요. 인도네시아에서 재료들을 다 구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대부분 다 비슷하게 준비를 하셨습니다.

 

저의 도움을 거절하신 외국인 장인어른

솔직히 저도 김치를 직접 만들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어떻게 만드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많이 봐 왔기 때문에 레시피를 파악하고 관련 동영상 한 번만 보면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인어른께서는 직접 만들어보고 싶으시다며, 저의 도움을 거절하셨습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 만들어진 김치

어느 날 아침 배추를 소금에 절여 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주방은 참 조용했는데요. 저녁에 보니 김치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김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한국의 겉절이 김치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양념장이 골고루 뭍혀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추와 양파도 자리를 잡은 것을 보니 비주얼은 그럴 듯 하다는 느낌입니다.

 

사실 한국식 고추가루가 없어서 서양식 가는 고추가루를 이용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빨간 느낌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장인어른 몰래 맛을 보았습니다.

하룻동안 숙성한 뒤 먹어야 한다고 레시피에 적혀 있어서 숙성시키고 있는 상태였는데요. 그래도 예전에는 어머니가 김치를 담구면서 바로 간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숙성 전에도 어느 정도는 맛이 날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한 입을 맛 본 장인어른 표 김치는 정말 소금 덩어리였습니다. ㅠㅠ 소금에 절인 뒤 배추를 헹구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장인어른께서는 결코 부인을 하시며, 레시피의 문제라고 발뺌을 하셨습니다.

 

그래도 만족하신 장인어른

사실 맛은 너무 짜서 한국의 김치처럼 먹기는 조금 힘들었습니다. 아주 잘게 썰어서 간고등어 처럼 먹고 있습니다. 장인어른께서는 첫 작품 치고는 만족스럽다며, 다음에 만들면 조금 더 김치의 맛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십니다. 사실 재료비가 사 먹는 것 보다 더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간고등어 – 경북지방에서 고등어를 소금에 짜게 절여서 구워먹는 음식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가정이 만나서 하나의 가정을 이루다 보면 갈등도 많이 생기지만, 이렇게 서로의 문화를 경험하는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