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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생활정보/사회│문화

인도네시아 고객들의 컴플레인은 어느정도 일까요?

인도네시아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인도네시아인들은 컴플레인을 거의 안 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실제로 한국과 비교하면 컴플레인이 적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실례라고 생각하고, 또는 미안해서 잘 이야기 못 하는 경향도 있다. 컴플레인이 적다는 것은 사업자 입장에서 과연 좋은 일일까?

일단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불편한 점들이 매우 많다. 컴플레인이 적다 보니 사업자 입장에서 개선의 필요성을 적게 느끼기 때문에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이런 문화 때문에 사실상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한 번은 마트 계산대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린 적이 있었다. 물론 고객이 많이 몰려드는 시간대였지만, 마트 계산대의 절반은 비워져 있었고, 직원들의 태도 역시 느릿느릿한 것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2014년 10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현 대표님과 함께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당시에도 인도네시아인들은 컴플레인을 잘 안해서 편하다는 말을 많이 듣곤 했다. 하지만 온라인 서비스는 조금 달랐다. 익명의 공간 또는 온라인 공간에서 본인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는 곳에서는 컴플레인이 더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찾아오는 유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런 회원들을 불만을 해소하고자, 서비스에 적극적이었던 회원들 40여명을 초대하여 오프라인 유저 간담회를 열었다. 만만의 각오를 하고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유저들은 서비스에 감사하고 칭찬을 하는 입장이었다. 결국 오프라인 대면의 공간에서는 어떤 불만도 들을 수가 없었다. 물론 일부 유저들이 눈치를 보며 소심한 발언을 하는 사람도 있긴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방안을 도입했다.

FAQ를 더 디테일하게

인도네시아 유저들은 아주 사소한 것들도 이메일로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이 편하기 때문이다. 눈뜬장님이라고 해도 될 정도 너무 쉬운 것들도 문의를 하기 때문에 답변을 받을 때는 이미 이 문제는 해결된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많은 문의를 받을 때마다. 매월 업데이트되는 BEST 문의들을 모아 FAQ로 지속적으로 추가해줬다. 수개월 동안 이 과정을 통해 문의 횟수를 상당히 줄였으며, 비슷한 문의 내용을 FAQ로 유도하며 CS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었다.

커뮤니티 활성화

현재는 많이 이용하고 있지 않지만, 당시에는 인도네시아인들은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커뮤니티 활동을 했다. 당시 회원들이 많은 서비스 커뮤니티에 다 가입을 해서 어떤 소통을 하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곤 했었다. 이 중에서 회원이 가장 많은 커뮤니티는 당연히 우리가 직접 만든 페이스북 그룹이었다. 이 공간을 통해 유저들끼리 문의를 하고 답변하는 CS공간이 만들어졌다.

전 세계를 통틀어 고객이 왕이 아닌 나라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고객이든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를 불편하게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역시 그렇다.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불평사항을 빠르게 개선해주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1%라도 개선하는 것이 결국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새로 생긴 한국 식당을 이용한 적이 있다. 당시 지인이 “이 식당은 너무 시끄럽고, 공간도 너무 오픈되어 있어서 정신이 없어”라고 문제점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 식당은 가 보지도 않았는데, 가 보고 싶지 않은 식당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다른 지인이 그 식당에서 저녁을 먹자고 하여, 의도치 않게 방문하게 되었고, 예전에 지인이 말했던 문제점은 하나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 지인에게 “당신이 말한 문제점이 안 보이던데요? 칸막이가 다 되어 있었고, 옆 테이블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지인은 다시 그 식당을 찾았다고 한다.

사업은 한 번 잘 못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고객의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오히려 이를 통해 신뢰가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1. 인도네시아인은 오프라인 컴플레인이 적다. 단, 개인플레이는 약하지만, 3명 이상 합치면 컴플레인이 강해진다.
  2. 온라인 컴플레인은 매우 심하다. 단, 응대에 대한 압박은 적은 편이다.
  3. 인도네시아인도 고객 대응이 좋은 서비스를 찾아 다닌다. 컴플레인 적다고 불편해도 그냥 쓰진 않는다. 즉, 더 나은 서비스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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